중구청이 야심차게 내놓은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이 ‘용두사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뜸한 탓이다.대구시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에 위치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사진>13일 평일 오후에도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중구청이 약령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개관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에 관람객의 발길이 줄어들어 ‘무늬만 한방체험관’이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시민들은 한방체험관이 단순 ‘안마’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관공서가 위탁을 하지만 혈세로 전신안마기를 설치해 놓고 돈벌이를 하고 있는 형국으로 해석된다. 중구청은 50여억원의 혈세를 들여 체험관을 개관하면서 2층 ‘힐링타임(93.06㎡)’에 고가의 전신안마기 12대와 텔레비전을 설치했다. 체험관 ‘들머리’에는 “이곳은 자연의 아름다운 영상과 소리, 싱그러운 숲의 향기, 기를 통하게 해 주는 부드러운 안마로 오감을 자극,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공간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골목투어 중인 대학생 김모(25)씨는 “차 마시고 15분 동안 안마 받는 것은 찜질방이 더 낫다”며 “전신안마를 받는 것이 진정 한방체험이냐”고 쏘아부쳤다.그는 “한방체험이란 주제에 맞게 사상체질 테스트, 한방음식, 침술서비스, 한방차 시음, 약재 썰기와 약첩 싸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층의 에코전시실과 전통찻집도 환영받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에코전시실의 경우 ‘지구를 구하는 미래 환경기술’ ‘기후와 환경, 인류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한방과 전혀 무관한 주제의 자료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자연과 환경, 함께 걸어온 이야기’도 교실 게시판에 생태·환경보존을 소개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1층의 전통찻집도 주변 찻집으로부터  눈총사례를 받고 있다. 약전골목에 한약방과 약업사가 떠난 자리에 커피점이 들어서고 있다(본지 2014년 10월 6일자 참조)는 보도에서 커피점과 찻집 창업이 약령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때문에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급하다. 대구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은 한의약·전통문화 체험을 주제로 ‘한방 힐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눈높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성인 대상의 전통 한과만들기, 한방족욕체험, 한방비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한약차도 무료로 제공된다. 13일 오후 3시께 손님이 한명도 없어 한가히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던 A다방 여주인(65)은 “그러지 않아도 젊은 층이 좋아하는 플랜차이즈 커피점이 많이 생겨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데 중구청이 수십억원을 들여 커피와 차를 팔면서 약령시 활성화를 얘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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