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에는 우리가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많은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미국 노스캘로리나 주립대학교 생물학과의 롭 던 교수는 집 안의 1000 곳에 이르는 표면을 면밀히 조사해, 우리 주변에 서식하고 있지만 평소 잘 의식하지 못하는 미세한 생물들을 관찰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베개에 미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베개를 자주 세탁하거나 교체할 것을 당부했다.미국 건강잡지 멘스헬스(Men’s Health) 온라인 판이 롭 던 교수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당신의 베개에 서식하고 있는 가장 역겨운 미생물 5가지’를 소개한다.▣집 먼지 진드기 (Dust Mites)어둡고 따뜻하며 습기에 노출된 베개는 집 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 작은 미생물은 사람의 피부를 먹고 사는데, 머리를 뉘인 베개 위에서 살고 번식하고 죽기까지 한다. 베개는 한마디로 집 먼지 진드기의 요람이면서 무덤인 셈이다. 집 먼지 진드기는 베드버그(bed bug)처럼 물지는 않지만 온 천지에 배설물을 남김으로써 사람에게 천식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자주 콧물이 나고, 눈이 가렵거나 재채기를 해댄다면 베개를 뜨거운 물에 담가 씻거나,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각질 (Dead Skin Cells)베개에는 사람의 몸에서 나온 각질과 비듬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실제로 우리 몸에서는 분당 수천 개의 피부세포가 떨어져 나간다. 각질의 존재 자체는 사람에게 큰 해를 미치지 않지만 각질은 집 먼지 진드기가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일단 사람이 불을 끄고 방을 나가면 집 먼지 진드기는 우리가 축적해둔 각질과 비듬들을 먹기 위해 베갯잇에 파고들기 시작한다. 사람 몸에서 나온 각질 때문에 집 먼지 진드기가 더 베개에 몰려드는 것이다.▣곰팡이 균 (Fungi)집안 곳곳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을 관찰한 롭 던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각각의 장소들에서 수만의 곰팡이 균류를 확인했는데,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명명된 곰팡이균류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베개에 서식하는 특정 곰팡이 균은 사람의 인체에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이 곰팡이 균은 천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저하된 면역시스템을 공격할 수도 있다.▣대변 (Fecal Matter)베개의 표면은 화장실 변기 표면과도 같은 상태다. 던 교수는 “두 곳 모두 각질과 약간의 배설물들이 남아 있어 인간 DNA의 집약소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배설물의 흔적은 화장실, 변기 뿐 아니라 신체, 옷 등 집안 전체에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이는 베개와 침대도 예외가 아니다.▣애완동물의 몸에서 나오는 미생물던 교수가 베갯잇에서 발견한 미생물은 애완동물의 것도 포함된다. 기르는 애완동물과 침대에서 함께 생활하지 않더라도, 애완동물의 비듬 등은 바람에 의해 베개에 축적된다. 또 침대에 애완동물을 자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잠재적으로 건강에 위협을 주는 행위이다. 모든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악성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며, 진드기가 옮기는 세균에 의한 전염병인 라임병이 생길 우려도 있다. 라임병은 곤충인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나선형의 보렐리아균이 신체에 침범하여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질환이다.최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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