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계가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 소속 30여 명은 26일 오전 8시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의 부당한 임명절차에 따른 진상규명과 임명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호소문을 대독한 장수동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 이사장은 "끝끝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국립오페라단의 낙하산 식 임명은 한국문화예술의 미래를 망각한 반문화적 인사"라면서 "당장 임명을 철회하고 현장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국립오페라단 단장 임명을 밀실 낙하산인사라고 규정하며 "단장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강조했다. 한예진 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에겐 "한국오페라의 화합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단장의 짐을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작곡가 임긍수와 바리톤 성기훈은 한 감독에 대해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14일 연 `국립오페라단의 역할과 정체성 제고를 위한 긴급 토론회 및 성명서 발표` 때부터 이번 임명을 "청와대 밀실 인사"로 규정한 박현준 한강오페라단 단장은 "한 감독을 임명한 사람이 더 문제"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1시간 가량 진행된 시위에서 비대위는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부르기도 했다. 시위에는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 회장, 방정욱 오페라 연출가, 최지형 오페라 연출가 등이 함께 했다. 오페라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일 10개월간 공석이던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자리에 한 감독을 앉히자 반발하고 있다.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한 한 예술감독은 충남대·배재대·한세대에서 강사를 했다. 메라노 국제콩쿠르 음악평론상 심사위원장 특별상, 코모 국제콩쿠르 우승, 베스트 보이스 푸치니아상 등을 받았다.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를 지냈다. 문체부는 임명을 알리면서 "현장 경험이 많아 세계오페라 흐름 파악에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페라계 인사 중 상당수는 이를 반박했다. 특히 문체부가 보도자료를 내면서 한예진 예술감독의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경력을 실제보다 11년 많게 기록한 것을 오타로 얼버무린 것 등을 지적했다. 비대위는 27일 오전부터 예술의전당 앞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다.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주자는 미정이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대한민국오페라포럼, 소극장오페라연합회,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대한성악동호인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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