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음악은 인생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듯하다. 젊은 나이에 죽음을 앞두고 이런 맑으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다니 너무 놀랍다."국내에서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허승연(49)은 27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슈베르트의 음악을 연주하면 많은 감정의 파도를 겪게 된다"고 밝혔다."그리고 나중에는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곡을 부르듯이 연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멜로디… 내게 이 멜로디는 사람의 마음을 겸손하게 해주는 것 같다."슈베르트 음악의 정수를 담은 이 3곡의 피아노 소나타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2달 전에 완성했다. 동시대를 살았던 베토벤에 대한 존경심과 더불어 자신의 참된 자아와 자유로운 영혼, 풍부한 감성을 담았다.앞서 허승연은 2013년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곡 중 2곡을 독일 레이블인 `어쿠스티카(ACUSTICA)`를 통해 음반으로 발매한 바 있다."리스트곡을 연주하고 녹음한 후에 꼭 슈베르트의 소나타를 녹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차르트와 리스트를 연주한 뒤 슈베르트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음악을 좋아한 예전과 달리 순수한 음악, 맑은 소리의 음악을 찾기 시작했다."복잡한 화음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듯한 슈베르트의 멜로디에 빠져 버렸다는 것이다."슈베르트 소나타 2곡을 독주회에서 연주한 적은 있는데 3곡을 한 무대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3곡은 슈베르트의 트릴로지(3부작)로 꼭 같이 연주를 해보고 싶었다. 내게도 큰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은 "청중에게도 굉장한 도전"이라고 했다. "함께 슈베르트의 마지막 인생을 그려보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제 마음의 소리를 전달하고 싶다. 들으시면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연상할수 있었으면 한다."현재 취리히 음악원 종신 부총장으로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허승연이 국내에서 공식 독주회를 여는 건 2007년 이후 8년만이다. "감회가 깊다. 허트리오 연주와 협연을 자주했기에 8년 만의 독주회라는 것은 실감 못 하고 있었다. 학교일과 여러가지로 겹쳐 많은 일을 해야하는 시기에 독주회를 하게 됐다. 내가 마치 슈퍼우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1996년에 결성된 허 트리오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허 트리오 활동을 고대하는 팬들도 많다. "허 트리오는 이제 20주년을 맞는다. 올해에는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4~5월에 선보인다. 저희는 계속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다."하노버 음대를 졸업하고 쾰른 음대에서 콘체르트 엑자멘을 취득한 허승연은 스위스 경제대학에서 컬처 매니지먼트를 공부했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 아르스무지치(ARS MUSIC) 레이블과 3년간 5장의 모차르트 소나타 CD 녹음 계약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취리히 음악원 부총장으로서 음악가뿐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바삐 활동 중이다. "제가 프리 칼리지(college)를 만들어 요즘 더 한창 모든일을 세팅해야 하는 시기다. 그 외에 외국과 스위스 다른 콘서바토리와 교류, 또 많은 연주회장들과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하며 학교의 발전을 위해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우리 학교 합창단이 한국에서 10회 연주 투어를 했다. 올해에는 저희 유스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한국에서 연주투어를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스위스의 교육 시스템을 들여와서 한국 학교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 어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고 좋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한국과 스위스를 연결할 수 있는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꿈이다. 제가 스위스에서 자리잡고 네트워킹을 하며 지내고 있는 건 그냥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허승연 독주회` 2월1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4만~5만원. 마스트미디어. 02-54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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