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들이 부모가 알아두면 좋은 아동학대 징후와 예방법 등을 26일 소개했다.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아이들이 믿고 의지해야 할 대상인 보육 교사가 동시에 공포심을 주는 대상인 모순적 상황이 어린 나이에 장시간 지속되면 아이의 대인관계, 감정 조절, 인성 발달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단순한 감시 통제의 강화보다는 보육 교사의 처우 개선과 보육 환경의 개선은 물론 아동 학대가 없어지도록 우리 모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이가 보육 기관에서 학대를 비롯한 스트레스를 받는 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경고 징후는 평소와는 다른 행동, 어릴 때 행동 반복, 정서적인 불안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안 가려고 한다든지, 배나 머리가 아프다든지 떼를 쓴다거나,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일단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어릴 때 행동이 다시 나타나는 퇴행 현상을 보일 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소변 실수를 한다든지,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나타나거나, 말을 잘 배워 나가던 아이가 도로 말을 잘 못한다든지,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의 유형이 있다.정서적으로 다양한 변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아동학대의 징후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어붙는다든지, 별 것 아닌 것에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잘 못 놀고 엄마에게 매달린다든지, 무표정해지고 멍해지며 의욕이 없고 잠을 못 자고 자꾸 깨는 등의 현상을 보인다면 학대를 포함한 정신적 외상 수준의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이러한 아이의 경고 징후를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소 예방 및 조기 발견법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무엇보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 때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아이와 5분이라도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눈높이를 맞춘 대화 습관은 아이에게 생긴 문제의 빠른 파악에도 좋고, 부모와 안정적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또 아이와 매일 10분 이상은 집중해서 놀아줘야 한다. 아이의 행동에서 낮 동안에 경험이 드러나는 경향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별 것 아닌 것에 갑자기 무릎을 꿇고 빌어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폭력을 인지하게 된 경우도 있다. 때리거나 혼나는 놀이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보육교사와는 주기적 면담을 통해 아이가 어떤지 묻고 아이의 몸에 작은 상처나 소지품 변화에도 교사와 대화하고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이 뒤에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부모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보육교사에게 힘이 될 뿐 아니라 긴장감을 줘 방임 및 학대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아울러 본인의 아이뿐 아니라 친구 관계 등 대인관계망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님들끼리의 모임을 통해 아이의 또래 관계와 평소 생활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선택할 시에는 물리적 환경이나 교육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보육교사 대 아이의 비율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에서 좋은 교육 재료를 구비하고 있더라도 교사 1인당 돌봐야 하는 아이의 수가 많으면 보육의 질은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본인의 자녀가 아동 학대나 충격적 사건 등 정신적 외상을 경험했다면 안정된 목소리 톤으로 몸을 낮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부모가 대화를 이끌기 보다는 아이에게 주도권을 넘겨 아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들어주자. 자신이 어떤 느낌인지 알도록 도와주고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을 받아주고 아이에게 안전할거라고 안심시키는 역할이 요구된다.특히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갖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 때문에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할 수도 있으니 서둘러 달래려고 감정 표현을 억제해서는 안 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