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 부착된 노선도의 역명칭에 주요 시설 및 공공기관이 빠져 있어 지하철 이용자들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 1·2호선 내 출입문 등지에 붙어있는 노선도에 공익차원에서 반드시 명기해야 할 주요 시설 및 공공기관 그리고 생활편의 시설물 등이 누락된 채 일부 병원이 표시돼 있어, 대구도시철도공사가 광고료 수익만을 챙기고 대구시민은 물론 외지에서 온 지하철 이용자들의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에 지하철 노선도 역명칭 안내 표시가 승객을 위한 노선도인지 아니면 광고주와 대구도시철도공사를 위한 노선도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1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쯤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전남 여수로 가려던 김모씨(63·여)는 지하철을 탄 뒤 한참 동안 열차 내에 붙어있는 대구지하철 노선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분명히 서부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는 지인의 말을 들었는데 어디에도 ‘서부정류장’이란 역명은 없었다. 내심 ‘반월당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환승해야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옆자리 승객에게 물어보니 “2호선 내당역에서 내려라” 혹은 “1호선 성당못에서 내리면 된다”는 등 헷갈리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성당못’ 역시 노선도엔 ‘성당못(세강병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성당못역이 바로 서부정류장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듣고서야 제대로 내릴 수 있었다. 이 같은 혼란이 성당못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는 곳에서도 발생한다. 부역명으로 세강병원이 표기돼 있으며 세강병원은 버스로 한 코스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2 지난 21일 오후 2시쯤 중앙대로 CGV 대구 아카데미 앞, 서울서 여행 온 여대생 2명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A대학교 사학과 학생인 이들은 1907년 2월 대구에서 발단된 주권수호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배우기 위해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을 찾아 나선 것이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발생했다는 중앙로역을 거쳐 2·28기념 중앙공원, 대구시청,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찾기 위해 지도를 펼쳐들고 있다. 이들은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중앙로역에 왔는데 ‘중앙로(메트로안과)’를 확인했을 뿐 ‘중앙로(시청·국채보상공원)’이란 노선안내 표시판은 지하철 내에서 볼 수 없었다. 이외에 동대구역에선 고속버스터미널이 부역명으로 빠져있고, 범어역의 경우는 ‘범어역(누네안과병원)’으로 표기돼 있고 법원·검찰청은 빠져있다. 또 신남역은 계명대 동산병원은 부기돼 있으나 서문시장은 빠져있다. 대구은행역은 시교육청을 부역명으로 병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박모씨(35·여)는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데 지하철 이용자의 편의를 외면한 채 광고수입만 챙기려는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속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성당못역의 경우,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서부정류장이 있는데 이를 역명칭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으며 비록 ‘성당못’역으로 명칭을 정했다면 부역명으로 서부정류장을 표기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구시·시의회가 내세우는 대구 관광객 1000만 시대라는 헛구호만 무성할 뿐 오는 4월 12일부터 열리는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앞두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작은 배려와 친절은 준비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 노선도를 시민편의는 뒷전으로 한 채 광고수익 창출용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