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사정에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배팅이 가능한 ‘스포츠토토’가 서민들을 울리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들까지 가입해 배팅을 하는데 이어 일부 이용자는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더욱이 거대한 빚을 떠안은 일부 청소년을 비롯한 이용자들은 자살까지 하고 있다.지난달 19일 오후 11시께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위치한 H병원 지하 장례식장에는 J고교에 다녔던 K(17)군의 장례가 있었다. K군은 지난달 18일 오전 2시께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한 지인에 따르면 K군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학교 친구들의 권유로 ‘스포츠토토’에 가입했다. 이어 여러 블로그 등을 통해 ‘스포츠토토’의 정확성을 높였고 쏠쏠한 재미를 봤다.결국 K군은 ‘일확천금’을 노리겠다는 욕심에 친구 등으로부터 거액의 빚을 져 스포츠토토에 배팅을 하게 됐고 돈을 모두 잃자 감당할 자신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K군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이 같은 사례는 청소년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부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이용한 배팅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지난 18일 오전 1시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위치한 T병원에서는 성서공단의 한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K(52)씨의 장례가 있었다. K씨는 평소 근검절약하기로 회사에 잘 알려져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스포츠토토’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나중에는 사채 빚까지 지면서 배팅을 했다는 것이 주변사람들의 주장이다.K씨와 입사동기였다는 O씨는 “K씨는 정말 집하고 회사 밖에 알지 못했을 정도로 고지식했던 사람이었다”며 “언제부턴가 컴퓨터에서 움직일 줄 몰랐고 우리들은 나중에서야 K씨가 ‘스포츠토토’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대구경찰은 스포츠토토로 인해 성인, 청소년들이 자살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사태가 발행하고 있으나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도박사범의 67%가 불법 스포츠토토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유형별로 보면 스포츠토토가 2308명(67%)으로 가장 많았다. 스포츠토토에 이어 카지노 944명(28%), 경마·경정·경륜 160명(5%) 등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1555명, 20대는 1198명으로 20-30대가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10대도 54명이나 있었다. 실제로 ‘스포츠토토’는 가입절차가 까다롭지가 않아 부모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청소년들도 가입하기가 쉽다. 휴대폰인증이나 아이폰 인증을 통해 신원만 확인되면 누구나 손쉽게 곧바로 가입할 수 있다.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지역센터 최정관 예방홍보담당은 “스포츠토토가 최근 일반 성인을 비롯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일확천금’을 벌수 있는 창구로 잘못 알려져 있다”며 “이런 문제로 거액의 사채까지 끌어 써 배팅을 하다 모든 것을 잃고 자살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런 환경에 노출이 되지 않게 단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도 스포츠토토 등 사행성 게임으로 비롯되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강한 단속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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