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 지정과 과태료 부과만 있을 뿐 풍선효과는 외면하는 대구 중구청의 금연대책이 임기응변식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환풍기 추락사고가 나자, 중구청이 센트럴M빌딩(중구 중앙대로 390번지) 주차관리소 옆에 마련돼 있던 흡연부스 출입로의 안전을 문제 삼아 센트럴M 측에 흡연부스 폐쇄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센트럴M 측은 “안전관리 상 문제가 있어 부득이 2015년 1월 13일부터 흡연장을 폐쇄하오니 이용자는 참고 바랍니다”라는 알림문을 붙인 뒤 흡연부스를 폐쇄했다.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1.5m×9m정도도 채 안 되는 면적의 환풍구 안전보강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져도 대구 중구청과 센트럴M 측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흡연자들의 불편과 비흡연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 센트럴M 빌딩 골목에선 한국경찰학원·한국공무원학원 등 입점 학원 수강생들이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20-30명이 한꺼번에 좁은 골목길을 점령하고 흡연을 하고 있다. 또 약령시 버스승강장 주변 10m를 벗어나서 금연지정거리 경계 밖인 이곳 골목으로 들어온 흡연자들도 버스를 기다릴 시간에 잠깐 들어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에 골목전체가 마치 뿌연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 벌어지고 있어 주변상가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환경미화원이 2-3시간마다 담배꽁초 청소를 하고 있다. 앞서 2012년 5월 대구 중구청이 동성로 일부구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흡연자가 골목길로 내몰리면서 비흡연자의 골목길 통행이 곤욕스러워지는 상황이 생겨도 중구청은 근본 대책이나 창의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 광진구청과 경북 영주시보건소가 흡연부스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어 대구 중구청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시 광진구 청소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동서울터미널과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흡연부스를 시범운영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흡연부스 이용자가 하루 2000-3000명에 이르며 설문조사 결과, 흡연자의 89%, 비흡연자의 99%가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창의적인 자치구에선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고통을 줄여주며 또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흡연부스를 실험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구 북구선거관리위원회도 주차장 한쪽에 흡연부스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청 환경미화원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침과 가래를 뱉어 골목이 너무 지저분해 2-3시간 간격으로 청소하고 있다”며 “재떨이를 구비하거나 폐쇄된 흡연부스를 빨리 재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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