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트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로 유명한 미국 가수 바비 맥퍼린(65)은 `목소리의 마술사`로 통한다.홀로 밴드를 방불케 하는 사운드를 낸다. 네 옥타브를 넘나드는 보컬 기교로 가능하다. 베이스부터 팔세토(두성을 사용하는 고성부보다 더 높은 소리를 내는 기법)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마치 2~3명의 가수가 동시에 노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법`도 부린다. 카멜레온 같은 보컬 테크닉과 순발력이 일품이다. 목소리로 현악기, 관악기 소리도 낸다. 신체는 타악기의 리듬이 된다. `사람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라는 명제가 맥퍼린으로 인해 증명된다. 맥퍼린은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내 목소리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해진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했다"면서 "몇 년 동안은 방 안에 혼자 앉아서 그저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계속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고 밝혔다. 최고의 악기인 목소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그저 계속 노래를 부르는 것뿐"이라고 했다. 맥퍼린은 1950년 성악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악을 접하며 자랐다. 그의 아버지 로버트 맥퍼린(1921~2006)은 뉴욕 메트 오페라단에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던 바리톤이다. 흑인영가의 위대한 해석자이기도 하다. 1957년 발매한 흑인영가 모음인 `딥 리버(Deep River)`는 삶의 환희와 애환을 담은 이 장르를 고급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피아니스트로서 음악을 해오던 바비 맥퍼린은 1977년 27세 때가 돼서야 노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노래하는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노래를 불렀고 항상 함께 노래를 부르곤 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연주가가 되고 싶었다."그런데 어느 날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머릿속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바로 내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임을 깨달았다. 내가 내고 싶었던 소리, 들려주고 싶었던 소리를 듣고 있었던 거다."그제야 여태껏 내가 항상 가수였다는 것을 깨달은 맥퍼린은 "바로 그 날 저녁 동네에 있는 피아노 바에 전화를 걸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할 수 있는 무대에 섰다"고 돌아봤다. 3년 만인 3월 10~11일 서울 서초동 LG아트센터에서 `스피리트 유 올(Spirit You All)`을 여는 맥퍼린은 이 무대에서 앨범 `스피리트 유 올`(2013)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민다. 그의 음악적 뿌리인 흑인영가, 포크, 블루스의 기운은 여전하되 보컬 테크닉과 즉흥을 참신하게 입힌 앨범이다. 아버지 로버트 맥퍼린이 불렀던 노래들을 포함한다. 특히 그의 딸 매디슨 맥퍼린(24)도 내한, 백그라운드 보컬을 담당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부모님께서는 음악으로 가득한 가정에서 나를 키웠고 나 역시 자녀들에게 똑같이 하려 한다. 재능이 넘치는 세 아이에게 제가 노래할 때 느끼는 즐거움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함께 노래하고 장난도 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매디슨은 버클리 음악대학에 재학 중일 때 다른 학생들과 함께 실력 있는 펑크 밴드에 속해 있었다고 했다. 졸업한 현재는 솔로 작업과 이번 투어를 하고 있다. "우리 무대에서 매디슨이 백업으로 노래하는 데 정말 즐겁다. 테일러는 얼마 전 첫 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투어도 많이 다니고 있다. 둘째 아들 제본은 얼마 전 브로드웨이 뮤지컬 `모타운` 공연을 마쳤다. 제 아이들 모두가 매우 자랑스럽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셔서 이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감사하게도 어머니께서는 우리와 함께하고 계신다."맥퍼린의 공연을 본 수많은 관객이 그를 `음악 치료사`로 여긴다. 그만큼 노래에 깊은 울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로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음악은 몸과 마음을 힐링해주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4~13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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