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모네(1840~1926)가 반평생을 보내며 `수련` 그림에 매달렸던 지베르니 마을에 핏빛 균열이 생긴다. 엡트 강에서 발견된 시신의 머리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강을 따라 흐르고 마을에는 침묵이 감돈다. 이 마을에는 세 여인이 산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열한 살 소녀, 매혹적인 서른여섯 살의 여교사, 마녀처럼 모든 걸 알고 몰래 숨어 지켜보는 노파가 그들이다.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인상주의 성지이자 꿈의 정원이지만 이들에게는 액자 속 그림 같은 감옥이다. 살인사건을 계기로 세 여인의 필사적인 탈출이 시작된다. 이들 중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다. 프랑스의 유명 추리작가 미셸 뷔시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 `검은 수련`의 이야기다. 저자는 사건을 빌미로 모네의 생애와 그와 교우했던 화가들의 일화, 모네의 유족들에 관한 심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모네의 `수련` 그림과 작업 방식, 인상주의 회화에 대한 설명이 소설 속 인물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작가는 구스타브 플로베르 대상을 비롯해 7개 문학상을 받은 이 작품을 가장 쓰기 어려웠다고 고백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최성웅 옮김, 464쪽, 1만3800원, 달콤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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