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 전 재단법인화 문제로 노사 갈등을 빚은 KBS교향악단(음악감독 요엘 레비) 사태가 재연될 위기에 처했다. KBS노동조합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KBS노동조합 사무실에서 `KBS교향악단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KBS 사측에서 KBS교향악단 단원 67명을 법인으로 강제 전적(소속을 옮기는 것)시키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원들이 거부할 경우 강제직무재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 연주 파행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현진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사가 충분히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사측은 오는 12일부터 전적을 거부하는 단원을 전원 연수원에 강제 입소시킨 뒤 다른 직종으로 전환시켜 발령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사측 관계자는 단원들에게 지역으로 발령내고 민원 처리 업무 등을 강제로 시킬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올해 말까지 임기인 요엘 레비 음악감독과 재계약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본래 음악감독과 재계약은 일찍 논의해야 한다"면서 "`KBS교향악단 운영과 육성을 통한 공적 책무 수행`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KBS교향악단을 다시 파괴하려는 사측의 시도로 규정하고 문화예술계와 국회 등과 연대해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KBS교향악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조치는 법인화 당시 노사가 합의했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2012년 9월 KBS교향악단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할 당시 "단원들은 KBS를 퇴사하고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으로 재입사하는 전적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면서 "하지만 KBS 노사는 전적하지 않은 단원들에 대해 2년 동안 재단법인에 파견을 한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법인화 당시 단원들의 반발과 심리적 저항을 고려하고, 법인으로의 전적을 원만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KBS노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전적 대상 단원 67명을 대상으로 전적 동의서를 접수한 결과 67명 모두 전적을 거부했다. 이들은 계속 파견 형식으로 신분을 유지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KBS교향악단의 설명이다. 이들은 KBS 소속으로 현재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에 파견 형식으로 근무 중이다. 현재 KBS교향악단 전체 단원은 약 100명, 이중 전적한 단원은 13명이고 나머지는 법인에서 새로 뽑았다. KBS교향악단은 "노조와 단원들의 요구는 KBS교향악단 정상화를 가로막는 무리한 행동"이라면서 "전적을 거부한 67명의 단원들은 3월11일 파견 기간 종료와 동시에 KBS에 자동 복귀돼 더 이상 교향악단 연주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전했다. 법인화와 동시에 KBS 내에는 교향악단 직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KBS교향악단은 67명의 단원들은 직무재교육을 통해 KBS에서 일반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면서 정상적인 연주회를 하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요엘 레비 음악감독과 협의 아래 교향악단 연주회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단원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합의가 무산되면 오는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KBS교향악단 화이트데이 콘체르토를 비롯해 27일과 28일 군포문화예술회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된 `KBS교향악단 제692회 정기연주회`가 차질을 빚게 된다. KBS교향악단 연례 행사 중 가장 큰 `2015 교향악축제`(4월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역시 무산될 위험이 있다. 앞서 KBS교향악단은 2012년 상임지휘자였던 함신익 지휘자와 단원 간 갈등으로 지난 2012년 3월 제666회 정기연주회를 공연 전날 취소한 바 있다. 1956년 창단된 KBS교향악단은 2012년 9월 재단법인 출범을 앞두고 KBS에 속한 대다수의 단원들이 재단으로 소속을 옮기는 것을 거부하면서 내홍을 앓았다. 이에 따라 KBS 노사는 전적을 원치 않은 단원들이 지난해 9월까지 2년간 재단법인에 파견 형식으로 근무하는 것에 합의, 갈등을 봉합했었다. 합의를 한 시점인 해당 달 이후 다시 파견 건에 대해 논의를 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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