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지저귐이 시작되는 이른 아침. 대구 서구청 앞마당에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흘러나왔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여느 사무실의 아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루를 여는 구청 민원실 직원들에게선 바쁜 움직임 속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여유가 느껴졌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피어오르는 웃음 꽃은 덤이었다. 서구청 민원실 분위기는 한껏 밝아졌다. `미소와 행복을 함께하는 서구`라는 구청 슬로건이 마음으로 와닿았다. "상쾌한 아침입니다. 체조로 몸을 풀고 활기차게 출발합시다."구청 내 스피커를 통해서는 곧바로 안내멘트와 함께 상쾌한 음악이 이어나왔다. 업무를 준비하던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음악에 맞춰 몸을 풀었다.밤사이 굳어진 몸을 풀고 상쾌하게 하루를 열기에 충분했다. 특별히 나서는 이 없어도 정해진 위치에서 체조를 마쳤다. 하루이틀 해 본 솜씨가 아닌듯 보였다. 체조는 서구청 민원실 직원들에게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었다.급한 용무로 아침 일찍 구청을 찾은 민원인들은 신기한듯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민원실 근무 2년 째라는 전묘진(45·여)씨는 "아무래도 체조로 아침을 시작하면 산뜻해지고 일 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민원실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미경(55·여) 종합민원실 과장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보다는 실제로 민원인에게 다가서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매일 아침 체조와 방송을 통해 친절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갖게된다"고 말했다. 서구청의 특별한 아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체조가 끝나자 새내기 직원의 멘트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서구 가족 여러분, 연일 계속되는 격무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오늘도 따뜻한 미소와 정성으로 구민을 행복하게 해드립시다."목소리의 주인공은 건축주택과에 근무하고 있는 정성연(32·여)씨. 다른 일을 하다가 뒤늦게 공무원의 꿈을 품었다는 그는 지난해 10월 공무원 시험에 최종합격해 올해 1월 건축주택과에 발령을 받았다.정씨는 "직원들의 아침을 여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길래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주변에서 `목소리가 참 예쁘다`고 들려주는 등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서구청의 아침이 처음부터 활기찼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류한국(61) 구청장이 당선돼 부임하면서 새롭게 거듭났다.지난해 9월 기존 시행 중이던 건강체조에 따뜻한 목소리를 담은 아침 방송이 더해졌다. 새내기 직원에게 소속감과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지난해 12월에는 행정자치부가 꼽은 전국 5대 `국민행복민원실`에 선정됐다. 직원체조와 아침방송은 물론 ▲미소갤러리 ▲고객 쉼터 ▲북카페 ▲수요 야간 민원실 운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류한국 구청장은 "구민이 행복해야 우리 임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올라간다는 것이 기본 신념이다. 앞으로도 구민의 행복을 위한 일이 무엇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