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홍보대사 관리가 엉망이다.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위촉하는 홍보대사의 효과에 명과 암이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홍보대사들이 일회성 행사에 한두 번 참석하는 것이 고작이어서 지역 홍보나 도시 가치 상승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대구 출신이거나 대구와 인연이 있는 스포츠스타 등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도시 이미지를 높이려는 대구시가 이들을 제대로 관리·활용하지 못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홍보대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되레 지자체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구시가 2013년 홍보대사로 위촉한 프로골퍼 배상문은 최근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례다.‘대구시 홍보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위촉돼 대구시 사업부서나 산하기관에서 필요에 따라 위촉하는 분야별 홍보대사와 달리 대구의 전 분야를 망라해 홍보활동을 하지만, 대구시는 위촉장을 준 이후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2008년 KBS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대구 사투리로 이름을 알린 캐서린 베일리(33·여·뉴질랜드)를 시작으로 2011년 삼성라이온즈 출신의 방송인 양준혁(44)씨, 2013년 프로골퍼 배상문(29)씨가 ‘대구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베일리는 대구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했던 어머니를 만나러 왔다가 대구와 인연을 맺은 뒤 계명대에서 학부를 거쳐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중 고향인 뉴질랜드로 돌아갔다.취업 비자가 아닌 여행비자로 국내에 체류하다 학업을 중단하면서 출국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구수한 대구 사투리를 무기로 2008년 ‘대구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대구시는 베일리의 출국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도 함께 맡았던 양준혁씨는 KBS ‘남자의 자격’, TV조선의 ‘남남북녀’ 등을 통해 고향인 대구 중구 방천시장과 먹거리를 홍보해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양씨가 스스로 홍보대사직을 내려놨다”며 더 이상 홍보대사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대구시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양준혁씨 본인이 홍보대사직을 고사해 어쩔 수 없이 배상문씨로 바꿨다”고 했다.하지만 양준혁씨는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구 토박이인 내가 홍보대사직을 고사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구시 담당자와 전화 통화 한번 한적이 없는데 내가 홍보대사직을 버렸다고 하니 어이가 없고, 섭섭하다”고 말했다.대구시는 배상문씨가 병무청으로부터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당하자 또다시 홍보대사를 교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2013년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후 ‘자랑스런 대구시민상 특별상’을 받고 각종 골프 대회에서 두각을 보인 배씨는 1억원의 후원금을 대구시에 기탁하는 등 대구지역의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 왔다.배씨는 ‘군 입대 대상으로 1월 31일까지 귀국하라’는 병무청의 통보를 어겨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자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다음달 12일부터 열리는 대구경북세계물포럼 등 각종 국제행사와 대구의 관광지 홍보에 배씨를 활용하려던 대구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대구시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참가로 미국에 있는 배씨가 병역법 위반과 관련한 행정소송 등으로 바쁜데 홍보대사직 유지 여부를 물을 수 없어 다른 홍보대사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