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의 예견된 지적에 늑장대응을 일삼는 도시철도 3호선이 안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운행될 가능성이 높아 ‘안전불감증’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자체 안전 전문가팀을 꾸린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이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해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했고, 장애인단체 3곳도 지난달 5일 3호선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한마디로 엉망이라는 평가를 냈기 때문이다. 이달 23일 개통예정인 도시철도 3호선의 역사 변전실·기계실 등 난연재료 부적합, 역사 소방수신기 전원 미작동, 궤도빔 핑거플레이트 볼트 일부 누락·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간격·턱높이·자동발매기·장애인화장실 등 곳곳에서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이같은 문제점들은 예견된 것이고 한마디로 ‘준비소홀’이라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단체의 지적사항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지만 소통부재로 인해 예산의 중복집행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장애인단체의 지적이 있자 지난달 12일, 건설본부·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장애인차별감시연대와 함께 3호선 전 역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이경자 대구장애인차별감시연대 담당자는 “교통부 건의사항인 승강장과 전동차의 간격 10cm인 사안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가 모든 역사를 조사해서 10cm 이상인 곳은 승강장 안전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화장실의 비상버튼·자동문 개폐 등 불편사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개선약속도 중요하지만, 공사 전에 장애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어야 할 사안이다.   소통부재는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진다. 간격 10cm는 작은 바퀴의 휠체어가 빠질 수 있어 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간격으로, 장애인단체의 지적에 비로소 전체 역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뒤 “고무안전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뒤늦은 대응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곡선이 심한 4호선 서울역 승강장 바닥에 ‘주의, 전동차와 승강장 간격 12cm’라는 간격주의표지를 부착하고 있으며, 부산도시철도 승강장엔 승강장 연단부면에 고무판(?) 같은 검은 물체를 설치했다. 정차한 전동차의 출입문 위치에만 설치하는 ‘고무안전발판’으로 승강장 바닥과 전동차의 간격을 메워 발빠짐을 방지해 주는 장치이다. 김중진 안실련 사무총장은 위급상황 발생 시를 대비한 비상탈출 장치인 스파이럴슈트에 대해 “한 마디로 유사시에 사용 불가능하다. 시관계자도 사용할 일이 없다”고 말해 스파이럴슈트의 무용론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이어 그는 “편당 265명 정원을 넘겨 최대인원 398명을 탑승시켜 안전점검을 실시해 보자고 제안했는데 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발생을 대비해 현재 앞뒤 1개씩인 소화기를 최소 2개씩 추가 비치하고, 약 30분으로 예상되는 안전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검정된 산소발생 마스크를 비치하기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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