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4년 국민신문고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조달청이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아예 민원접수를 하지 않는 등 ‘제멋대로 업무’로 인해 원성이 커지고 있다.15일 조달청에 따르면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수요기관의 입찰정보가 공고되고 업체는 나라장터 1회 등록으로 어느 기관 입찰에나 참가가 가능하다.대구지역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5일 자신이 생산하는 물품을 나라장터에 등록하기 위해 전산을 활용해 ‘제조물품 등록’을 대구조달청에 신청하고 관련서류를 제출했다.하지만 처리시한 20일이 지나도록 대구조달청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이에 A씨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바빠서 서류를 못 봤다. 재접수를 해주겠다”는 대답을 들었다.A씨는 지난달 24일 재접수를 했지만 또다시 20일이 지난 14일 오전까지 ‘제조물품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재차 대구조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바빠서 서류를 못 봤다. 재접수를 해주겠다”는 똑같은 대답을 듣고 분통이 터졌다.대구조달청 담당자는 “담당인원은 혼자뿐인데 업무량은 너무 많아 신속한 업무처리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업무처리가 늦어지면 민원인에게 업무처리시한인 20일이 지나면 먼저 전화를 해 안내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담당자는 “전산시스템상 신청한지 20일이 지나면 신청내용이 삭제된다”고 말했다.결국 A씨는 ‘제조물품 등록’을 두 번이나 신청했지만 담당자가 이를 전산상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신청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 셈이다.조달청이 민원처리 평가에서 ‘매우 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업무처리가 늦어지거나 아예 접수조차 되지 않은 ‘미처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산상 자동 삭제되는 시스템이어서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대구조달청의 민원업무처리가 이렇다보니 조달청 주변에서는 이른바 ‘브로커’가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조달등록에 한시가 시급한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컨설팅회사’에 급행비용을 주더라도 등록승인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대구조달청 관계자는 “일부 민원인들이 컨설팅 회사를 통해 조달청 관련 업무에 대한 도움을 받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급행료나 브로커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앞으로는 민원처리를 빠르게 하겠다”고 밝혔다.김수원 대구경실련집행위원장은 “국민의 민원을 이처럼 허술하고 성의없이 대하면서 국민의 공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대구조달청의 조달 관련 민원업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떠도는 소문에 대한 진위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조달청은 뉴시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2차례나 접수하지 않았던 A씨의 ‘제조물품 등록신청’을 지난 14일 즉각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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