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수만명의 대구시민이 이용하는 대구백화점의 안전관리가 심각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발생 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계단에 적재물이 쌓여 있는데다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 손님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에서도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초기진화에 쓰일 소화기나 비상벨 등도 입주점들이 쌓아 논 적재물에 가려져 있어 무용지물이었다.지난 6일 오후 4시 2분께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관광주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중앙광장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쇼핑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안전관리에는 허술했다.가구 등이 진열된 9층 리빙관은 화재 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계단부터 문제점이 보였다.이벤트행사장 옆에 마련된 비상계단에는 각종 제품들이 담긴 상자와 소모품들이 계단 한 쪽에 어른 키 만큼 쌓여져 있어 한꺼번에 사람이 몰릴 시 대형사고가 우려됐다. 비상계단을 따라 1층까지 내려간 결과 각 층마다 창고형식으로 각종 적재물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초기진화에 사용될 소화기도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 소화시설을 알리는 안내문도 부착돼 있지 않은데다 9층, 7층 등 일부 층에는 입간판, 옷걸이 등에 가려져 있어 급히 사용하기에는 어려워보였다. 층마다 마련된 화장실에도 문제점이 보였다. 일반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도 좁게 느껴지는 화장실은 초입의 폭이 1m도 채 되지 않아 휠체어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좌변기가 마련된 곳도 문의 넓이가 40cm를 약간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장애인이 직접 휠체어에서 내려야지만 좌변기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관의 경우 초입이 조금 넓은 화장실이 있었지만 이곳에서도 문의 넓이는 다른 곳과 같아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화재를 알려주는 비상벨도 입주한 업체들이 마구잡이로 쌓아둔 적재물에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남성정장이 진열된 백화점 6층에는 여러 매장에서 정장 등을 옷걸이에 걸어 전시하고 있었는데 비상벨 앞 쪽으로 놓아둔 경우가 많아 화재 시 비상벨을 찾기가 힘들어보였다.제품들이 담긴 적재물도 비상벨을 가리는 곳이 여러곳에서 목격됐다.지역경제를 위해 대구백화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경아(42)씨는 “막상 쇼핑할 때는 몰랐는데 정말 눈으로 확인해보니 고객에 대한 관리는 엉망인 것 같다”며 “대구백화점이 다른 백화점보다 질이 떨어지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대구백화점 측은 “관리자가 잘 감독해야하는데 세세한 부분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며 “조속히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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