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비슬산 아래 위치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신성철)에서 세계 최초로 표적항암제를 개발한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학 브라이언 드러커 교수의 특강이 열렸다. 2009년 노벨상의 등용문이라고 불리는 래스커 의학연구상을 수상한 드러커 교수의 특강에서 DGIST 석·박사 과정 및 학부과정 학생 300여명은 수십년 동안 한 분야 연구에 몰두했던 세계적 석학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었다. 이번 특강은 DGIST의 석학 초청 특강인 Distinguished Lecture Series(이하 DLS)자리다.DLS는 과학기술분야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총 21명의 석학이 DGIST를 찾아 특강을 펼쳤다. 21회 동안 열린 DLS에서 8명의 과학분야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들이 강단에 섰다. 그 면모를 살펴보면 알베르 페르(2007년 노벨물리학상) 교수, 안드레 가임(2010 노벨물리학상) 교수, 에르빈 네어(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박사, 로저 콘버그(2006 노벨화학상 수상) 교수, 클라우스 폰 클리칭(198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박사, 헤럴드 크로토(1996년 노벨화학상 수상) 교수 등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세계적 석학들이 자신의 전문연구 분야의 역사와 세계적 트렌드, 경험담, 학생들을 위한 조언 등으로 구성한 특강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해는 DGIST 창립 10주년을 기념한 Nobel Week로 준비해, 쿠르트 뷔트리히(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석좌교수와 댄 셰흐트만(2011년 노벨화학상 수상) 교수가 릴레이 강연을 펼쳤다. DGIST는 DLS을 개최할 때, DGIST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 대학생 및 고등학생, 일반시민들에게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 강연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세계적 석학들의 학문적 연륜과 경험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과학에 관심을 가지거나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열정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DGIST는 2004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출범해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 2014년 학부과정을 개설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다. 21세기 키워드인 융복합(Convergence)을 중심으로 이공계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첨단과학 및 산업 분야 연구를 통해 ‘세계 초일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을 실현 중이다.MIREBraiN으로 대표되는 융복합 전공의 대학원과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인 학부에서 첨단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할 지식창조형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2개 연구부서 및 6개 특화연구센터로 구성된 융합연구원에서 지식기반 사업과 첨단 과학 분야 연구를 바탕으로, 미래 융복합 기술을 창출해 지역과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1년 초대총장으로 자성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신성철 총장이 부임한 이후, 올해 2월 2대 총장으로 연임함에 따라 융복합 교육 및 연구에 탄력이 붙었다. 신성철 총장은 “전통적인 학과가 아닌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공학, 로봇공학, 에너지시스템공학, 뇌인지과학, 뉴바이올로지 전공 등 융복합 대학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부에서도 기초가 탄탄한 융복합 교육을 위해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지난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DGIST는 신입생 모집에서 5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인 9.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DGIST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기존 대학들과의 차별화된 교육을 목표로 DGIST는 융복합 교육, 리더십 교육, 기업가정신 교육 등 3대 교육방향을 설정해 교육하고 있다. 또 학부과정 4년 동안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 도입,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운영, 자체 개발 융복합 전자교재(e-book) 등 DGIST 만의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교육한 결과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도 8.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과학고 및 영재고 학생들의 비중이 높아지며 신입생의 질적 수준을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신성철 총장은 올해 혁신적 학부과정 및 6개 융복합 대학원 전공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신 총장은 “학부에서는 탄탄한 기초과학 및 공학 교육과 통섭적 인문사회, 예체능 교육을 실시해 좌뇌와 우뇌가 고루 발달한 전인적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며 “특히 학부생 3-4학년 과정에 진행되는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는 연구 주제 기획에서부터 연구 수행, 분석, 성과 도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학생들의 자율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진행해, 학생들의 융복합 연구수행 능력 함양과 동시에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융복합 대학원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DLS 강단에 서는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을 초빙교수로 스카우트하고, 국내외 명문대학의 시니어 교수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GIST 대학원은 뉴바이올로지 전공 쿠르트 뷔트리히(노벨화학상 수상) 교수를, 뇌인지과학 전공 에르빈 네어(노벨생리의학상 수상) 교수를 초빙석좌교수로 임용해, 학생 지도 및 세미나, 교수 연구 세미나, 자문 활동 등 전공 발전에 기여토록 하고 있다.DGIST는 해외 유수 기관과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통한 연구센터를 개소해 활발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인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미국 미시건대학, 버지니아대학, 펜실베니아대학, 카네기멜론대학 등 국제적으로 CPS 분야에서 특화된 대학과 함께 CPS글로벌센터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CPS 분야는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공간의 융합으로 의료, 자동차,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보호자의 도움 없이 치매 환자를 관찰하고, 환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킨텐스 시스템을 개발해 스마트홈 구현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또 스위스연방공대(ETH)와의 공동연구도 활발하다. 마이크로로봇 분야 세계적 석학인 브래들리 넬슨 교수를 영입, DGSIT-ETH 마이크로로봇연구센터를 구축했다. 넬슨 교수는 로봇공학 전공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강의와 학생 지도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로봇연구센터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몸속을 움직이며 원하는 곳에 치료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나노 크기의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니켈과 티타늄을 코팅한 3차원 구조물 형태의 마이크로로봇은 자기장 제어를 통해, 치매, 망막변성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로봇은 2013년, 지난해 연속으로 세계적 재료공학 학술지에 표지논문을 게재하며 후속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또 노벨상 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한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와의 연구협력을 위해 2012년 DGIST-LBNL 공동연구센터(DGIST위치)에 이어 지난해 5월, LBNL-DGIST 나노공정연구센터(미국 현지)를 개소해 미래 원천기술를 확보하고 있다. 나노공정 및 물성측정 분야 연구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마이크로스코피 및 나노패턴공정연구 등 양자물성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다. 신성철 디지스트 총장은 “국제적 수월성을 갖는 융복합 연구를 위해 최근 경쟁력 있는 연구 분야 중심의 특화센터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강조하고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소형 연구를 뛰어넘어 기관을 대표할 수 있는 협업적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해, 지역산업의 고도화 및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DGIST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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