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전력공급을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시행된 각 지자체의 ‘개문냉방단속’과 관련, 올해 역시 때 이른 불볕더위에 많은 매장들이 개문냉방을 하고 있어 자칫 ‘개문냉방단속’이 무의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많은 시민들이 몰린 동성로 일대 대부분의 매장들은 하루 종일 문을 연 채 냉방을 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2일 오전 11시 10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역 인근의 의류, 화장품 등 20여곳의 매장들은 손님들의 발걸음이 적은 시간대임에도 상품들이 진열된 진열대를 밖으로 꺼내둔 채 개방냉방을 하고 있었다. 상인역 4번 출근 인근의 한 신발 매장은 아예 문을 닫을 생각이 없는 듯 30-50%세일이라고 적힌 문구를 밖으로 고정된 문을 통해 걸어 놨다. 거기에다 출입문 앞쪽으로는 할인제품이 담긴 박스를 쌓아놓기까지 했다.대구시내 중심지로 알려진 동성로 일대 매장도 개방영업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이날 오후 1시 5분께 경북대병원과 이어진 동성로 5길 일대의 모든 매장들은 본격적인 더위기 시작됐음에도 모두가 개방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개문냉방을 하는 한 의류 매장에서 온도를 확인한 결과 30도를 웃도는 밖의 기온과는 달리 내부의 기온은 24도를 보이고 있었다.매장 업주는 “문을 닫고 영업을 하면 손님들이 영업을 안 하는 매장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언제부턴가 매장들이 개방냉방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우리도 이에 따라 개방냉방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때 이른 더위에 맞춰 시작된 개방냉방이 자칫 ‘개방냉방단속’의 취지를 흐리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친구와의 약속이 있어 동성로로 나왔다는 최명주(45)씨는 “동성로 일대의 매장들마다 모두가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 월성원자력발전소 등 문제가 되는 일들이 많아 자칫 한 더위에 블랙아웃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무엇보다 개방냉방단속은 선택이 아닌 의무로 각 지자체가 지금부터라도 강하게 단속해 매장들이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중구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유는 바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아직까지 단속과 관련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중구청 경제과에 따르면 ‘개방냉방단속’은 6월 중순 산자부로부터 지침이 정해져 각 지자체로 발송되고 지자체에선 이런 지침을 통해 매장을 단속한다. 경제과 관계자는 “중구청은 지난해 7월초부터 8월말까지 매장 단속을 실시한 결과 경고 26건, 계도 609건의 실적을 올렸다”며 “문제는 대부분의 매장들이 단속 경로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 단속이 뜸할 째 쯤 개방냉방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구청에선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매장을 운영하는 매장업주들의 인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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