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시면서 두 분의 눈가가 촉촉해지더라고요. 그분들이 말하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이야기해준다면 참 행복하실 거로 생각했어요. 그때 이걸 영화로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1978년 부산에서 한 소녀가 납치당했다. 모두가 소녀의 목숨을 구하기보다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됐던 때, 오직 소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두 남자가 있었다. 형사 공길용과 무속인 김중산, 방식은 다르지만 소녀를 살리 수 있다고 믿었던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결국 납치 33일 만에 소녀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이 이야기를 영화 ‘친구’ 등으로 잘 알려진 곽경택(49) 감독이 만들었다. 영화 ‘극비수사’다. 영화는 실제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도 실존 인물이다. 곽경택 감독은 공 형사와 김 도사가 범인을 추적해 잡는 과정을 성실히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이게 영화의 특징이라면 특징. 곽경택 감독은 ‘극비수사’를 스릴러 장르 안에 가두기 보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바꿨다.곽경택 감독은 ‘열심히 소신을 가지고 뭔가를 하면 그 공덕은 우주를 도와 결국 나에게 온다’라는 곽 감독 모친의 말을 인용해 ‘극비수사’를 설명했다. “나의 공이 남에게 돌아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잖아요. 그런 일들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극비수사’는 수사물로써 매우 큰 약점을 가진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이미 결과가 알려졌다는 것. 그것도 요즘 영화에는 좀처럼 찾기 힘든 ‘해피엔딩’이 이 영화의 결말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상업영화로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도 받았다.곽경택 감독은 시나리오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통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풀어나가면서 영화 미술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영화는 그 흔한 플래시백 하나 쓰지 않고,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1970년대가 배경인 영화답게 사람의 헤어 스타일이나 옷차림, 거리 풍경 등을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해냈다.‘극비수사’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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