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터미네이터 통할까…예매율 54%이번 주말 극장가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국내 관객들을 얼마나 끌어당길지가 관심사다.2일 오전 9시 현재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다섯 번째 터미네이터 영화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예매점유율 54.2%로 1위에 올라 있다. 예매 관객 수로만 10만명, 매출액으로만 10억원을 이미 넘었다.이날 주연 배우인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가 개봉을 기념해 한국을 찾아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행사에 나선다는 점도 흥행에 유리한 요인이다.이 영화는 과거 ‘터미네이터’를 보고 자란 세대를 위해 터미네이터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가득 집어넣었으며 20대 젊은 관객을 위해 시간여행을 중심으로 빠르고 화려한 액션도 아끼지 않았다.분량은 짧았다. 영화 전개상 꼭 필요한 인물도 아니었다.‘터미네이터2’를 사랑하는 팬을 위한 팬서비스에 가까웠다. 하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감독 앨런 테일러)에 사이보그 ‘T-1000’으로 출연한 이병헌은 딱 한 마디의 대사만 했다. 시간 여행으로 과거로 온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는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에게 현재 연도와 날짜를 묻는다. T-1000은 리스의 질문에 대신 대답한다. “1984년 ㅇ월ㅇㅇ일이다. 널 죽이러 왔다”이병헌은 영화에서 단 세 시퀀스에만 나온다. 카일 리스와의 첫 만남, 추격전,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팝스’(애널드 슈워제네거)의 은신처 격투신이다. 러닝타임으로 따지면 약 10-15분 정도다. 짧은 분량에도 이병헌은 자신이 몇몇 영화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눈빛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왜 할리우드에서 이병헌을 찾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동도 없는 눈빛, 반듯하게 빗어 넘긴 머리, 몸에 딱 맞게 입은 경찰복 등은 로버트 패트릭의 T-1000 못지 않다.아쉬운 점은 이병헌이 맡은 역할이 영화 전개상 없어도 무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T-1000은 ‘추억팔이’를 위해 소비되는 매우 도구적인 캐릭터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다. 어차피 등장인물 대부분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이병헌의 출연 분량은 그리 아쉬워할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를 칭찬해야 한다. ‘지.아아.조’ 시리즈나 ‘레드:더 레전드’에서도 이병헌은 혼자 제대로된 연기를 보여줬었다.언어적인 문제가 있고, 극 설정상 동양인인 이병헌이 주요 인물이 되기는 힘들었겠지만, 오히려 그가 더 큰 비중의 악당 캐릭터를 맡았다면 더 ‘폼나는’ 영화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지 생각하게 된다.이병헌이 T-1000은 ‘터미네이터2’(1997)에 등장한 액체 금속 로봇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 이 캐릭터는 로버트 패트릭이 연기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모든 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던 ‘터미네이터2’였고, T-1000이 남긴 인상이 워낙 강렬해 이 시리즈 최고 악당을 T-1000으로 꼽는 관객이 많다. 그 유명한 대사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 또한 T-1000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죽은 자를 되살려내는 연구 [라자루스]“우리 실험이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의문점이 많은 건 알아” 주변의 탐탁지 않은 반응에도 죽은 자를 살려내는 ‘라자루스 이펙트’ 실험을 진행하는 다섯 연구원들은 죽은 동물을 되살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돌연 회사가 다른 회사에 인수되면서 실험 권한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다. 몰래 연구실에 잠입해 실험을 감행하던 이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조이(올리비아 와일드)를 잃는다. 팀장인 프랭크(마크 듀플레스)는 첫 인간 실험을 통해 조이를 살려내지만, 조이는 점차 이상한 징후를 드러낸다.<라자루스>는 돼지를 실험하는 비디오 푸티지로 시작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흑백 화면에 드문드문 터지는 효과음으로 이목을 끄는 이 인트로는, <스시 장인: 지로의 꿈>(2011) 등 많은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경력을 쌓은 데이비드 겔브 감독의 남다른 호러감을 기대케 한다. 절반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공포영화로서의 면모도 밋밋하다. 악령이 깃든 조이는 남의 생각을 읽고 염력을 쓸 줄 알지만 그 능력으로 고작 연구실을 어둡게 하고 가구를 내던지거나 캐비닛을 일그러뜨려 얼마 되지 않은 등장인물을 차례차례 죽여나가는 게 전부다. 조이의 고질적인 악몽 모티브가 꽤 중요하게 설정됐다. 하지만 그 꿈은 악령과 조이의 관계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전혀 무섭지 않은 이야기의 일부로 자리할 뿐이다. 짧은 영화에 비해 너무 비대하게 느껴지는 사족. 올리비아 와일드, 마크 듀플레스 등 배우들의 연기는 좋지만, 연구원 개개인은커녕 중심인물인 프랭크와 조이의 캐릭터조차 평평하기 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15세이상관람가 ★‘마돈나’“어느 순간부터 길거리에 노숙자 여자들을 보게 됐어요. 젊은 노숙자 여자들이요. ‘저 여자들 밤에 어디 가지’ ‘왜 세상에서 내팽개쳐졌을까’ ‘인간인데, 왜 쓰레기 같은 존재가 됐을까’ 생각한 거죠. 개인의 삶은 개인이 알아서 구원하라고 말하는 사회가 돼 간다고 느꼈어요. 상위 2%를 위한 사회. 노숙자에 대한 동정심도 느끼지만, (우리 사회에 관한)공포감도 느꼈어요”영화 ‘마돈나’를 연출한 신수원(48) 감독은 관객을 불편하게 하는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는 ‘최선을 다해 산’ 여자가 사회로부터 어떤 냉대를 받고 어떻게 몰락하는지 또 다른 삶의 극단에 몰린 여자를 통해 풀어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호평받았던 ‘마돈나’가 국내에서 개봉한다.11일 오후 언론 시사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수원 감독은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사회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영화는 병원 VIP 병실에서 일하게 된 ‘혜림’(서영희)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오직 돈을 위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생명을 10년 동안 억지로 연장하는 아들 ‘상우’(김영민)는 상태가 나빠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심장 이식자를 찾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뇌사상태에 빠져 버려진 ‘미나’(권소현)를 찾아낸 상우는 병원 소유주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혜림에게 미나의 가족을 찾아 장기 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명령한다. 혜림은 미나 주변 사람을 만나면서 그의 과거에 관해 알게 된다.눈길을 끄는 건 역시 이 영화의 제목인 ‘마돈나’다. ‘마돈나’는 주인공 미나의 별명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섹스 심벌인 여자의 이름이면서 성모 마리아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이 이름이 신 감독에게는 “여성들의 깊은 내면에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두 인물”로 여겨진다. ‘마돈나’는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실제 여성의 이야기와 20대 여성 노숙자의 이미지가 더해져 만들어진 제목이다.신수원 감독은 상우와 VIP 병동 사람들, 미나와 미나 주변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며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을 극대화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나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역시 ‘마돈나’ 미나다. 미나는 사회에 유린당하며 삶의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종국에는 죽어가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도구가 되고 만다.‘마돈나’가 뛰어난 점은 인간을 쉽게 이해하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나는 온전히 불행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다. 언뜻 따뜻해 보이는 혜림은 누구보다 비정한 인간이며, 절대적인 악인으로 보이는 상우 또한 슬픈 과거를 가진 불행한 아들이기도 하다.최근 일련의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획일화를 생각하면 ‘마돈나’는 한국영화계에 소중한 ‘다른’ 영화다. 하지만 화법이 쉽지 않고, 이야기 자체가 무거워 일반 대중에게 단번에 가닿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신수원 감독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내가 관심 있는 이야기, 시나리오를 쓸 때 손끝에 느낌이 오는 이야기를 앞으로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리틀드래곤 코코넛 드래곤 아일랜드에 찾아온 엄청난 위기! 신비의 ‘불꽃풀’을 찾기 위해 드래곤 원정대가 떴다!비행은 빵점, 의욕만큼은 만점인 사고뭉치! 불꽃 드래곤 ‘코코넛’. 채식 선언한 육식 드래곤! 반전매력의 먹보 드래곤 ‘오스카’. 원정대의 똘똘 브레인! 새침한 비주얼의 뾰족 드래곤 ‘마틸다’. 천방지축 세 친구는 모두의 운명이 걸린 신비의 ‘불꽃풀’을 찾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난다. ‘불꽃풀’을 탐내는 쉐프 드래곤부터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구덩이 괴물까지 다양한 종족들을 만나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겪게 되는데… 과연 허당끼 가득한 드래곤 원정대가 미션을 수행하고 위기에 빠진 드래곤 아일랜드를 지켜낼 수 있을까?! 신비의 불꽃풀은 무엇인가? 불꽃드래곤 종족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 1개씩만 먹으면 1년내내 불 뿜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꽃풀의 숨겨진 비밀! 먹기만 하면 그 어떤 불에도 끄떡없는 퐈이어푸르프가 된다는 사실! 날지 못하는 드래곤인 코코넛(김경희)은 할아버지 대신 지키고 있던 마을의 보물 불꽃풀을 잃어버린다. 코코넛, 육식 종족이지만 채식을 마음먹은 오스카(이소은), 현명하고 새침한 고슴도치 마틸다. 세 친구는 드래곤 아일랜드의 운명이 걸린 불꽃풀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들은 호시탐탐 불꽃풀을 노리는 셰프 드래곤과 모든 걸 집어삼키는 구덩이 괴물 등 다양한 종족을 만나며 위기에 봉착한다.독일 동화작가 잉고 사이그너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리틀 드래곤 코코넛>은 활용하기 좋은 소재들을 갖고 시작한다. 모든 캐릭터가 남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인 용이고, 제각각의 특징을 지닌 다양한 종족이 등장한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구김살 없이 목표를 향해 가는 코코넛이 주인공인 것도 정석적인 성장 서사를 얼마간 보장할 수 있는 소재다. 전체관람가 ★사회를 향한 위엄있는 응시… ‘소수의견’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철거 현장. 철거민과 진압작전을 시도하는 경찰이 충돌한다. 작전 중 두 사람이 사망한다. 철거민 박재호의 아들 박신우와 의경 김회택. 박재호는 김회택을 살해한 혐의로, 이 작전의 한축을 담당한 철거용역 김수만은 박신우 살해 혐의로 각각 체포된다. 국선변호인 윤진원은 우연히 박재호의 변론을 맞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검찰이 사건송치자료를 열람하지 못하게 한다.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은 근래 보기 드문 묵직한 법정드라마다. 법정 다툼을 다룬 한국영화는 대개 스릴러 장르와 접목됐다. 하정우·장혁이 주연한 ‘의뢰인’은 가장 최근 사례다. 이런 영화에서 중요한 건 사건의 진위이고, 대개 재판은 사건의 진실을 더 능숙하게 드러내는 일종의 도구였다. ‘소수의견’은 법정 다툼 자체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 공방에 얽혀있는, 각자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의 민낯을 가지쳐 나간다.영화는 법정물의 두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 싸움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초점은 사건을 마주한 인간에 맞춰져 있다. 인간들의 행동양식은 결국 그들이 사는 세계의 모습. 김성제 감독은 사건을 설명하고, 풀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발생한 사건을 간단히 스케치한 뒤 그 뒤의 상황을 건조하고 차분하게, 그들의 세계 혹은 우리의 세계를 노려본다. 영화의 무게감은 여기서 생겨난다. 사회 풍자 영화로 이 작품을 설명한다면, 그것은 위엄 서린 풍자다.후반부 단 한 차례의 플래시백을 제외하고, ‘소수의견’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전진하며 인물들을 관찰하는 카메라는 인간을 섣불리 판단(판결)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검찰을 제외한(이는 검찰 권력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 듯하다) 변호사, 판사, 기자, 용역업체직원 심지어 가해자와 피해자까지 누구도 단순히 선한 인간, 악한 인간은 없다. 박재호의 변호를 맡는 윤진원조차 공명심으로 일을 맡았고, 그를 돕는 장대석은 결국 증언을 돈으로 산다.김성제 감독의 연출력은 다양한 인간의 서로 다른 욕망의 발산을 반복해서 재판으로 수렴시키는 데 성공하는 지점에서 돋보인다. 다시 말해 이들 모두의 이야기는 너저분하게 나열돼 있지 않고, 하나의 사건에서 파생한 어쩌면 하나일지 모르는 결과로 보여진다. 이는 유일한 플래시백 장면과 결합해 철거현장에서의 사건까지도 이 모든 사단의 결과임을 암시한다. 부패한 검찰 권력 또한 결과다. 검사 홍재덕은 윤진원에게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야. 국가를 위해 내가 알아서 하는 거지. 넌 국가를 위해 뭘 했냐”라고 묻는다.이 밀도 높은 드라마에 숨통을 터주는 건 역시 유해진의 연기다. 유해진은 타고난 대사 리듬감과 튀지 않는 유머 감각으로 너무 진지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이런 종류의 연기에서 그가 얼마나 뛰어난 연기자인지 보여준다. 또 한 명 눈에 띄는 배우는 판사 역할을 맡은 권해효다. 법정물에서 판사는 대개 가만히 앉아 있는 역할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권해효의 판사는 법의 논리로 상황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직업인으로서 카리스마를 완벽한 발성으로 표현하며 극의 리얼리티를 높인다. 윤계상, 김의성, 김옥빈 등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15세 이상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