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정조, 광해군, 연산군 등 조선을 뒤흔들었던 왕의 이야기가 연일 TV와 영화, 책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궁중 비화 뿐만이 아니다. 특이한 제도, 유행한 문화, 색다른 직업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드라마 ‘화정’의 주인공 광해군은 정말 폭군이었을까? 조선 시대에도 컨닝이 있었다던데 진짜일까? 만석꾼 재벌 노비가 실제로 있었을까? 이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건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에 걸친 472년간의 기록 ‘조선왕조실록’이 있기 때문이다.공식적인 조선의 기록 ‘조선왕조실록’ 곳곳에는 백성들이 사는 거리의 풍경에서부터 외교 관계, 그리고 왕의 사생활까지 낱낱이 소개되어 있다. 그 기록들을 샅샅이 파헤쳐 분석하다 보면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부터 태조, 영조, 정조, 정도전, 정약용, 안용복 등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를 하나하나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역사 서술 방식에는 망원경으로 한눈에 조망하는 거시사와 현미경을 보듯 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미시사가 있다. ‘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의 민낯’은 미시사로 쓰인 역사책이다. 말 그대로 세밀한 부분을 집요하게 조명해 그동안 교과서에서 배웠던 한국사의 큰 줄기 속에서 활약한 주인공의 조력자, 사건 발단에 중요한 단서가 됐던 물건, 그동안 몰랐던 사건의 전후 상황 등을 알 수 있어 역사를 읽는 새로운 재미를 준다. 아주 작은 사건이나 감정의 변화까지 세세하게 기록한 실록과 당시 출간된 관련 서적을 하나하나 저자 이성주와 함께 짚어가다 보면, 조선의 왕과 일반 민초들의 소소한 이야기, 크고 작은 사건들의 궤적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문화, 제도, 관습 등의 뿌리와 우리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276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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