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등으로 생겨난 환경오염에 과거에는 보기 드물었던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어느새 현대인에게 흔한 질병이 됐다. 또 과거엔 잠 한 번 자면 낫는다는 감기도 현대인 중 누구나 한, 두 번 정도 병원을 찾아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질병들은 알레르기성 물질을 피하거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억제하는 항생제로 어느 정도의 개선과 치료가 가능하다.하지만 이에 반해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은 상황이 다르다.이 질병들은 항상 숨이 차거나 기침, 가래가 심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가 많다.이 둘을 통합해 병원에선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불리는데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위협적인 질병이다.미국의 경우만 들어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무서움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세계보건기구인 WHO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현재 미국에서 연간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는 흔한 질병이다. 30여년에 걸친 장기 통계 결과를 봐도 다른 위험 질환자들의 사망률은 감소한 데 비해 이 질환만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이관호 영남대병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장은 이 질병과 관련, 국내 18세 이상의 성인남성의 20%가 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이유는 바로 잦은 흡연이 문제라는 것이다.이 센터장에 따르면 이 질병은 특히 중년 이상부터 노인층에게 많이 발생하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유병률이 높다. 조기 발견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폐 기능은 75% 이하로 떨어져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걷거나 움직일 때 숨이 차기 시작하면 이미 50%까지 폐가 손상된 것이며, 자각하고부터는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빠 식사도 못할 지경이된다. 만약 이때 감기에 걸려 폐렴이라도 생긴다면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고 만다. 이 센터장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에 의한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며 “진단은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중한 정도에 맞춰 자신에 잘 맞는 효과적인 약제 선택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 그것은‘담배’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리는 이유로 이 센터장은 담배를 원인으로 뒀다.일각에선 최근 심해지고 있는 대기오염, 환경오염 등으로 이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환자들로 비춰보면 100%가 흡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확고한 신념이다.이유로는 흡연은 기도 점막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허파꽈리의 세균 저항능력을 감퇴시켜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만성폐쇄성폐질환이 진행되면 기관지가 매우 예민해져 기온이나 습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발작하듯 기침을 하고 그 때문에 염증이 더 심해진다.하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조기발견이 어렵다.현재 조기 검진을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는 국내 전체 환자 중 5%에 불과하다. 이에 최근 호흡기학회에서는 진료지침을 개정해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합병증도 조심해야 한다. 합병증을 우려하는 암보다도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조언이다. 심근경색과 후두염,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우울증, 당뇨병, 폐암에 걸릴 위험도 높다.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인플루엔자나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 이 센터장, 만성폐쇄성폐질환“나을 수 있다”발견이 어렵고 또한 발견을 해도 이미 치료할 시기가 늦다는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관련, 이 센터장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최근 가장 개념의 변화가 큰 질환이라고 설명했다.과거에는 치료가 잘 되지 않았고 예후 또한 나쁜 만성호흡기질환으로 손꼽혔지만 최근 이와 같은 질환과 관련,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가 이뤄져 치료체가 많이 개발돼 낙관적인 만성호흡기질환으로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이 질환의 확진은 폐기능검사로 한다. 폐기능 검사는 최대한 공기를 들여 마신 후 1초 동안에 얼마나 많이 빨리 불어낼 수 있느냐로 판단한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최대한 들어 마신 후 1초 동안에 들어 마신 공기량의 80% 이상을 불어낸다. 그러나 기관지가 좁아져 있으면 이 정도로 불어낼 수 없다. 50%를 불어내면 폐기능이 많이 감소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폐기능이 감소된 정도를 예를 들면, 30%를 불어냈다면 50%를 불어낸 사람보다 폐기능이 더 나쁜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흉부엑스선 사진, 심전도검사, 동맥혈가스 검사 등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확진되면 치료에 앞서 첫째 무엇보다 해야 할 것이 금연이다. 흡연을 파면 폐기능이 흡연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이다.둘째 기관지확장제가 주된 치료제다. 최근에는 부작용도 더 적고 효과도 더 좋은 새로운 약제들이 출시되고 있다. 기관지확장제도 개인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처방돼야 한다. 셋째 항생제 치료는 호흡기 감염이 있는 경우 보통 7일에서 10일 정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단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이보다 더 오래 사용하기도 한다. 넷째 호흡재활치료는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일반적으로 오래할수록 효과적이며, 적어도 2개월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일주일에 3-4회, 일회에 30분에서 1시간정도 실시한다. 다섯째 장기간 가정산소치료는 대상이 되는 환자에서만 해야 한다. 산소치료가 불필요한 한 사람이 산소를 장기간 흡입하면 산소부작용이 생긴다. 따라서 산소치료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진행해야 한다. 장기간 산소 치료 효과는 체중증가, 심장질환예방, 운동능력 향상, 일상생활 활동 향상,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여섯째 예방접종은 독감예방접종은 매년 받아야 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5-10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며, 효과는 60-70% 정도다.악화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갑작스럽게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다. 이외에 대기오염, 폐색전증, 기흉,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이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갑작스럽게 호흡곤란이 생기면 악화시키는 원인을 빨리 진단해 이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악화가 일어나면 환자는 입원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폐기능이 감소되고 이후 악화가 일어나는 빈도가 증가한다. 1번 악화가 일어나면 전반적 환자 상태가 매우 나빠지기 때문에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제들의 치료 효과를 이와 같은 악화를 예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센터장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잘 관리하면 할 수록 좋은 경과를 보이는 질환이다”며 “악화가 일어나면 폐기능 감소 뿐 아니라 삶의 질이 감소하고 생존률이 감소되기 때문에 평소에 악화가 오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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