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구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가 태극기 달기 운동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긴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된 상당수의 시민들이 여행 등 자신의 취미활동을 위해 집을 떠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시민단체는 광복절을 앞두고 국가가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것 자체가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지적했다.앞서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및 최근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더욱이 14일 하루 전국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까지 면제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많은 중소기업이 출근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상황은 달랐다. 일부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의 대·중소기업들이 이번 임시공휴일을 비롯해 3일간 쉬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자는 이유에서다.제3공단의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 탓에 급히 해결해야 할 물량 등이 적어 직원들 모두 이번 임시공휴일을 비롯해 3일간의 휴일을 갖기로 했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방편에 약간의 보너스도 지급했다”고 말했다.집에서 휴일을 보내는 주택가·아파트 단지에서도 걸려있는 태극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15일 오후 5시 22분께 대구 중구 남산동의 B아파트는 총8개동, 1058세대 중 단 29세대에서 창문에 태극기를 걸었다. 같은 날 오후 7시 12분께 대구 북구 산격동의 M아파트에서도 총5개동, 746세대 중 단 21세대에서 창문에 태극기를 내걸었다.이곳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K씨는 “그나마 이것도 많이 나아졌다. 예전엔 10세대 안팎으로 태극기를 거는 경우가 보통이었다”고 설명했다.그나마 이건 나은 편이었다. 대구 일대 주택가에선 걸려 있는 태극기를 찾아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실제로 15일 오전 10시께부터 낮 12시께까지 대구 동구 지저동과 해안동, 안심동의 주택가 80가구를 확인한 결과 태극기를 문 앞에 걸어 둔 가구는 단 2가구에 불과했다. 또 오후 2시께부터 4시께까지 경북대 인근의 신암동 일대 주택가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70 가구 중 단 5가구에서 태극기를 문 앞에 걸어 놨다.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광복절이야 말로 7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공휴일인데 굳이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임시공휴일까지 지정, 연휴처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며 “결국 70주년을 맞이한 광복절이지만 의미는 퇴색된 광복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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