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 내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제21관 ‘수퍼플렉스G’.이날 개봉한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주연배우 톰 크루즈와 연출자 크리스토퍼 매콰리 감독이 관객에게 인사하기 위해 스크린 앞에 섰다.두 사람은 상영관에 들어설 때는 물론, 무대 인사 틈틈이 스크린을 올려다보며 연신 탄성을 발했다.급기야 두 사람은 이미 두 시간에 걸친 레드카펫 행사 참여로 이미 지쳐 있었지만, 극장 2층으로 올라가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뒤 숙소로 돌아갔다. 하루를 초 단위로 쪼개 사는, 연 수입 460억원의 월드 톱스타가 애초 예정과 달리 극장 관객석에서 두 시간이나 머물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상영관이 가진 특별함 때문이다. 지난해 기네스북으로부터 ‘세계 최대’로 공인받은 스크린 크기(가로 34m, 세로 13.8m)와 국내 최다 객석 수(622석)에 매료돼 잠깐만 보고 가겠다던 그들은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4K쿼드 영사시스템’이 스크린에 펼쳐놓는, 기존 디지털 영화의 두 배나 되는 밝고 선명한 영상, 돌비 애트모스 음향 시스템과 국내 최다인 165개 어레이 스피커가 손잡고 실현한 실감 나는 사운드에 푹 빠져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기에 이르렀다.이들에 앞서 같은 달 2일 내한해 역시 이 상영관에서 무대 인사를 한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감독 앨런 테일러)의 남녀 주연 아널드 슈워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도 스크린과 객석 규모에 혀를 내두른 데 이어 상영관 입구 기네스북 인증서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등 연신 흥미로워했다. ◇한국, 극장만큼은 할리우드 부럽지 않아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가 일본을 젖혀두고 인정할 정도의 ‘눈높이’를 자랑하는 국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들의 경쟁도 불붙고 있다.◇극장의 진화, 꼭 좋은 것일까이처럼 극장들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2013년 이후 매년 총 관객 수가 2억명이 넘을 정도로 거대해진 국내 영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당연한 투자다. 또한 IPTV, 케이블TV, 포털사이트 등에서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 시장 급성장과 최첨단 UHD(초고해상도) TV를 중심으로 하는 홈시어터 시스템 대중화 등 잠재적인 적수가 더 성장하기 전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호규 남서울예술학교 교수는 “일반 상영관의 경우 관람료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은 멀티플렉스 체인 극장들이 시설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관람료를 인상할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다”며 “추세대로라면 멀잖아 평일 1만원 미만 관람료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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