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공포로 떨게 한 메르스와 관련, 합병증에 의해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와 증세가 비슷한 폐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한 감염에 발생하는 폐의 염증으로 그동안 새로운 항생제와 예방백신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흔하면서도 호흡부전이나 폐혈증으로 진행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심각한 감염성 질환이다.이 같은 내용은 최근 통계청이 제출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자료에 따르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폐렴은 지난 2000년 10위에서 2010년 6위로 꾸준히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9.4명에서 21.4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영남대병원 최은영(사진)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렴에 대한 사망률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을 통해 계속해서 폐렴의 발생율과 사망률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최은영 교수는 “폐렴은 그동안 사람들에게 심각한 감염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설마 나에게’란 생각에 방치돼 있던 질병 중 하나였다”며 “폐렴의 조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증세를 보여도 병원을 찾지 않다 나중에서야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사망률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암묵의 살인자 ‘폐렴’폐렴은 주로 폐렴구균 같은 세균에 의한 폐의 염증이며 그 외 메르스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드물게 곰팡이로도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항생제들이 개발되면서 폐렴에 대한 치료성적이 향상되고는 있지만 동시에 항생제 내성도 증가하고 있어 아직도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폐렴의 발병 기전은 환자의 입 안에 있는 세균이 기관지로 흡인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폐의 방어능력이 잘 유지되므로 흡인이 되더라도 폐렴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일 경우 자칫 심각한 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특히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위험성이 높은데, 기저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신부전, 울혈성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악성종양, 만성 신경계 질환, 만성 간질환 등이 있다. 또 과음 및 흡연도 폐렴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손꼽힌다.증상은 환자의 나이와 동반된 질환의 여부에 따라 다르나 주로 열, 기침, 가래가 나오며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 숨 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고 호흡기 이외에 소화기 증상, 즉 구역, 구토, 설사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아울러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일부 고령의 환자에서는 뚜렷한 호흡기 증상 없이 전신 쇠약이나 의식저하로 나타날 수도 있어 조기 진단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폐렴의 진단과 치료폐렴은 열,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을 통해 의심할 수 있는데 폐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우선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폐의 변화를 확인해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탈수가 심하거나 병이 생긴 후 24시간 이내, 또 심한 백혈구 감소 상태인 경우에는 가슴 엑스레이 사진으로도 폐렴확인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증상이 지속되면 다시 가슴 엑스레이를 촬영하거나 가슴 CT 등을 촬영해야 정확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환자의 가래를 받아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검사, 소변항원검사 등을 통해서 원인균을 진단할 수도 있다. 원인균이 나타나면 이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폐렴은 합병증이 없거나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아니라면 임상 증상은 보통 48-72시간 이내에 일부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처음 적절한 약제로 치료가 된 경우에는 환자의 열이 2-4일 정도 지속되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피검사상 폐렴 초기에 증가돼 있던 백혈구수가 4일째에 떨어지기 시작한다.하지만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또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항생제 치료에 효과 없이 병이 계속 진행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생겨난다.최 교수는 폐렴과 관련,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폐렴에 걸리지 않게 평소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생활 습관으로는 첫째 양치질,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실천하기, 둘째 흡연과 과음은 폐렴의 중요한 위험 인자이므로 지금 바로 금연을 시작하고 과음을 피하는 것. 셋째 환절기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생활의 리듬을 유지, 정신적인 안정을 취할 것 등이다.하지만 최 교수는 생활 습관도 중요하지만 폐렴에 걸리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예방접종이라고 설명했다. 독감에 감염되면 이차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에 걸릴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고위험 환자는 매년 가을 반드시 독감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교수는 “폐렴은 초기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폐렴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