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지속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과 관련, 국민안전처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폐지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대구 일대 지하·지상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출·퇴근 때 많은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역사의 상당수 에스컬레이터가 1명 정도 탈 수 있는 넓이로 제작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앞서 국민안전처는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가 오히려 대형사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지난 7월 특별대책팀(TF)을 꾸려 한 달간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의 개선책을 논의했다. 검토 결과 TF팀은 정부가 지하철 줄 서기 문화를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10년 가까이 대대적으로 펼쳐왔던 두 줄 서기 캠페인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대구시에서 운영 중인 지하·지상철 역사의 상당수 에스컬레이터는 폭이 약 50cm에 조금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지하·지상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특히 지난 4월 준공된 도시철도 3호선은 일부 역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역사 에스컬레이터가 1명씩 이용이 가능해 교통이용수단으로써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지난달 31일 오전 8시 12분께 대구 중구 남산동의 남산역 에스컬레이터에선 출근시간임에도 한 어르신이 승강장으로 들어서는 에스컬레이터를 서서 이용, 어르신이 승강장에 도착할 때까지의 37초 동안 에스컬레이터의 계단마다 모든 사람이 서 있어야 했다.이날 오전 8시18분께 대구 중구 남산동 신남역에서도 지하철 2호선과의 환승구간에서 한 어르신이 에스컬레이터를 서서 이용, 뒤따르던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이 구간은 2분 19초 동안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야하는 곳으로 어르신 뒤에 서 있던 한 학생은 참다못해 어르신에게 “올라가겠습니다. 비켜주세요”라고 말했고 이에 어르신은 불쾌한 얼굴로 옆으로 비켜섰다. 하지만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 사람들이 힘겹게 그곳을 통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학교를 가기 위해 신남역에서 3호선을 갈아탄다는 최현정(여·20)씨는 “매번 아침때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서서 이용할 수밖에 없어 급한 시간 때는 짜증이 일기도 한다”며 “환승역임에도 에스컬레이터를 이렇게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평했다.지하철 2호선 구간인 내당역에서도 3·4번 출구가 에스컬레이터로 운행되고 있는데 이곳 역시 폭이 약 50cm 정도로 2명이서 함께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이날 오전 8시 56분께 4번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선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1분 10여초간 운행되는 동안 출근을 위한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서기 위해 서서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로 들어가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대구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좁은 폭으로 인한 불편과 관련, 대구 중구 중앙네거리에서 시민 50명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39명(78%)이 “불편하다”고 말했고, 5명(10%)은 “괜찮다”라고 답변했다. 6명(12%)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답한 6명도 대체로 “이미 지어진 것을 넓힐 수는 없지 않겠나. 그냥 참고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해 불편하다는데 힘을 실었다.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북구시민은 “다른 지하철은 그나마 양반이다”며 “지상철 3호선은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놨는지 모를 정도로 모든 것이 너무 협소해 이용할 때마다 짜증만 난다. 차라리 그냥 예전처럼 버스만 이용해 시내로 오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스노선변경도 뻔히 3호선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했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미리 계획했다면 지상철 3호선을 좀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상황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서서 이용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말”이라고 자신의 불평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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