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의 전격적인 토요배달 재개와 관련, 집배 업무의 당사자들인 대구경북지역 조합원(집배원)의 원성이 높다.이들은 우정사업본부가 조합원들 대다수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토요배달을 재개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 일부 지역 조합원들은 토요배달 재개에 따른 시행 이후의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질 않을 경우 토요배달의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의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앞으로의 토요배달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이들 조합원은 토요배달은 시행에 따라 이행은 하겠지만 자체적으로 성명서를 내고 토요배달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국민 서명도 받겠다는 계획이다.지난 2일 토요배달 재개 발표에 맞춰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조합은 온전한 주5일 근무제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토요택배 추진 조사 및 개선사항 마련을 위한 노사합동 TFT를 구성하고 이를 올 연말까지 운영하며 우정직 직위부여 등 공직사회의 직종 간 차별 철폐 등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성명서를 통해 약속했다. 같은 날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도 “우정사업본부는 직원들이 벌어들인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특별회계로 운영되고 있다”며 “세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서는 조직을 운영할 수 없다”고 이번 토요택배 재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김 본부장은 “이번 토요배달 재개에 관한 노사 간의 합의는 우정본부가 대한민국 최고의 정부기관으로 거듭나는 시점이며 우정본부 전 직원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으로 뭉쳐 우정사업의 재도약을 도모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조합 측과 김기덕 본부장의 이 같은 호소와 설득력은 조합원들에게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토요배달 시행 발표 이후 이에 맞서는 조합원들의 반대 여론이 더 강해져만 가고 있다.대구경북지역 집배원은 모두 18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대구지역 총괄국의 한 노조 측 관계자는 “말로만 상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생이 가능하도록 시행 이후의 대책을 마련하고 조합원들이 따라오기를 바라야 한다”며 “뜬구름 잡듯 막연한 명분만으로 설득을 시켜놓고 아무런 대책과 방안도 마련하지도 않은 채 토요배달 재개를 시행한다는 것은 우선 시행만 하면 별 수 없이 따라올 것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그러면서 “우정사업본부가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시행을 결정한 이번 토요배달이 사전에 물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이에 따른 인원(집배원)이 얼마나 투입돼야 하는 것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채 시행 후 기류에만 편승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현재 대구경북 지역 총괄국 등에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원성과 이를 설득시키고 절충하려고 하는 담당 관리 책임자들 간의 대립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지역 총괄국 한 관계자는 “현재 집배원은 자신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 마련 요구를 원하면서 원성을 높이고 있어 격한 분위기가 하루종일 이어지고 있다”며 “위(경북우정청)에서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겠다. 잘 설득을 시켜라’며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라는 지시 한 마디뿐이라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는 타 총괄국 등도 입장은 사뭇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조합원(집배원)들은 토요배달 재개 시행 후 일반직과의 근무 형태를 어느 정도 같이 해줄 것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특히 휴일 수당에 대해 본부 측에서의 완전한 보장과 함께 고정적인 휴일 수당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즉 토요배달 물량확보에 따라 집배원들의 토요일 근무를 시간외 수당으로 계산하지 말고 휴일 수당을 온전하게 보전해달라는 것이다.하지만 토요배달 시행 이후 물량의 확보에 따라 탄력적으로 수당을 조정하겠다는 것과 인원 투입 또한 상황에 따라 배치하겠다는 것이 우정본부 측의 입장인 것.조합원(집배원)들이 토요택배 재개에 반대하는 이유는 토요택배 중단에 따라 마치 집배원들로 인해 우정사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본부와 행정직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에 있다.경북지역 한 노조 측 간부는 “우정본부는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우편적자 보존의 한계와 토요배달 중지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몰아부치고 있지만 본부의 경영에도 문제는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대한 자금을 과연 제대로 운용해 수익에 손실이 없게 했는가 의문이다. 경영자들이 적자 등 한 치 앞도 보지 못하고 전 직원이 피땀 흘려 모은 자산을 일반회계로 넘기다 지금 와서 적자에 따른 비상경영이라고 운운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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