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정서적 안정과 태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태교가 지나치면 오히려 임산부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태아의 두뇌발달을 위해 수학이나 영어와 같은 학습 태교를 시행한 임산부의 경우 절반가량은 태교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47%가 태교로 인한 부담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대목동병원은 임산부의 날(10월10일)을 맞아 병원을 찾은 임산부 및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태교에 대한 인식조사` 설문 결과를 6일 발표했다.조사 결과 응답자의 98%가 태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77%는 임신 기간 중 태교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들이 가장 많이 시행한 태교 방법은 음악 태교(47.9%)였으며, 동화 태교(20.7%), 태담 태교(19.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로 소리를 통해 태아의 감각 발달을 돕는 태교법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최근 태아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는 학습 태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응답자의 19%는 학습 태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하지만 학습 태교를 진행한 임산부의 50%가 태교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47%는 태교로 인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수학·영어 태교 등이 임산부의 정서적 안정에 방해가 된 셈이다.반면 학습 태교를 하지 않은 임산부의 스트레스 경험률은 17.8%, 태교로 인한 부담감 경험률은 15.8%로 학습 태교를 진행한 임산부의 절반 이하 수준을 보였다.임신 중 임부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태아의 건강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혈액 내로 증가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전해져 태아에게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아드레날린은 엄마의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해지는 혈액이 줄어든다. 혈류량이 감소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발달 중인 태아의 뇌 기능에도 손상을 줄 수도 있다.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는 "아직까지 수학 태교나 영어 태교와 같은 학습 태교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영어 능력 향상을 돕는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진행하는 학습 태교는 오히려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태교의 근간은 임산부가 평안한 마음으로 태아와 사랑으로 소통하는 것이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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