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전통사찰인 경산의 ‘제석사’ 뒤편에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면서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찰은 경산시가 현창사업을 벌이고 있는 원효대사의 탄생지여서, 지자체의 건축 인·허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불교계에 따르면 건설업체 E사는 경산시 자인면의 ‘제석사’ 뒤편에 2개동 33가구의 아파트 건립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개동은 올 3월, 다른 1개동은 6월 경산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불교계는 신축 아파트가 제석사로부터 불과 25m 거리에 위치해 아파트가 완공되면 전통사찰의 기능과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경산시의 탁상행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불교계는 특히 전통사찰 인근에 아파트 건립공사를 허가한 경산시가 사찰측과의 협의나 통보를 하지 않아 신축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데 격분하고 있다. 더구나 경산시가 경산에서 탄생한 세 명의 성현을 기리는 ‘삼성현 현창사업’을 추진하면서 삼성현 가운데 한 사람인 신라 시대의 고승 원효대사의 탄생지인 제석사를 훼손한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아파트 건설업자 A씨는 “건축허가 과정에서 경산시나 자인면 사무소의 누구도 제석사가 중요한 사찰이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원효대사의 탄생지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다른 곳에 아파트를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석사를 관할하는 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을 비롯한 스님 10여 명은 3일 오후 최영조 경산시장을 방문해 강하게 항의했다. 돈관스님은 “삼성현 현창사업을 한다면서 오히려 삼성현의 유적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제는)짓고 있는 아파트를 허물 수도, 제석사를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제석사 보존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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