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와 동명이인인 28살 청년이 일본 아베 총리를 응징한다는 초현실적인 가상을 창작판소리로 옮기겠습니다. 일본이 평화법을 폐기하고 군사대국으로 성장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는 현재 동아시아 정세는 100여 년 전과 똑같기 때문입니다.”소리꾼 임진택(66)은 3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안중근, 아베를 쏘다’(’아베를 쏘다’) 창작판소리 제작발표회에서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는 상황이라 조심스럽다”면서 “완전한 대본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청년 안중근이 아베 총리를 쏘는 장면을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창작판소리 ‘아베를 쏘다’는 안중근 의사를 1987년에 태어난 동명이인 젊은이로 환생시켜 100여 년 전과 현재를 오가는 줄거리로 진행된다. 우리 시대 젊은이로 환생한 안중근 의사는 편의상 ‘중근’으로 표현했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집안을 비교하는 내용으로 시작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동양평화론’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제작발표회에선 ‘젊은 안중근이 일본 아베 총리를 저격하느냐’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임씨는 “아직 구상 중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내년 봄 국제정세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일본이 평화법을 폐기하지 않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진정 노력한다면 청년 안중근이 아베 총리에게 늦게라도 반성해 수고했다며 술을 쏘겠지만, 지금처럼 야욕을 숨기지 않고 노골화시킨다면 단발총이 아니라 따발총을 쏘도록 (대본을) 쓰겠다”고 말했다.아베 신조((安倍晋三·61) 일본 총리는 정치명문가의 자손으로 익히 알려졌다.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와 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가 모두 총리를 지냈고,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이 아버지이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관련국의 비난을 받았다. 참배 후 그는 “일본을 위해 귀중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게 존중의 뜻을 표했다”고 주장했다.아베 내각은 집단자위권을 골자로 하는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과 무력공격사태법, 자위대법 등 기존 10개 법의 개정안과 국제평화지원법 제정안을 ‘평화안전법제정비법안’이라는 이름으로 통과시켜 자위대의 활동 반경과 역할을 확대하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창작판소리 ‘아베를 쏘다’는 2016년 4월19일에 초연할 예정이다. 이후 4월21일부터 전국 16개 도시를 순회공연하고 8월14일 서대문형무소 특별공연과 10월26일 중국 하얼빈 조선문화회관 공연 등 해외공연도 추진하고 있다.이번 창작판소리 제작을 맡은 함세웅 신부는 “항일투쟁이 의무적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닌지 되집고 싶다”며 “아베로 상징되는 일본 침략세력의 야욕과 국내 친일파 후손의 만행을 꾸짖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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