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가 이병헌과 처음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이병헌과 조승우 백윤식이 주연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 2일 오후 장춘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극중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 조승우는 ‘무족보’검사 우장훈을 연기했다.조승우는 이병헌과의 호흡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팬이어서 처음에는 팬이 배우를 바라보는 것처럼 봤다”고 밝혔다. “초반에는 이런 에로사항이 있었지만 친해지고 난 뒤에는 때로 재미있고 때론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 굉장히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실제로 두 배우가 등장하는 장면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면서도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과 캐릭터가 녹아있는 대사주고받기가 웃음을 자아낸다.두 사람이 추적자들의 눈을 피해 모텔에 숨어지내며 견제하는 장면이 한 예다. 불투명 유리를 사이에 두고 욕실에서 대변을 누던 이병헌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문까지 걸어와 머리를 빼꼼 열고 침대에 앉아있는 조승우에게 소주를 사오라고 부탁하면 관객들로서는 심각한 상황이 바로 무너지는 식이다. 두 남자가 시골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서로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이용해 먹는 상황이면서도 둘 간의 인간적 교감도 느껴진다. 우장훈은 애초 원작에 없던 인물로 영화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안상구는 원작과 캐릭터가 많이 달라졌다. 이병헌은 “원작에서 안상구는 덩치가 굉장히 크고 마치 행동대장 같았다. 영화 속 안상구는 나름 머리를 쓰려고 상당히 애를 쓰는 캐릭터다. 논설위원 이강희(백윤식)가 아주 의미심장하게 여우 같은 곰이라고 하는데, 딴에는 머리를 쓰나 결국에는 당하고 마는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소개했다.“처음 시나리오에서 안상구는 지금처럼 유머러스한 느낌은 별로 없고, 강하고 조폭다웠다.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책이 재미있었으나, 너무나 긴박해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조금 쉬어가는 상황이나 캐릭터가 필요하지 않냐고 감독에게 제안했고 감독이 흔쾌히 동의해줘서 안상구 캐릭터에 변주를 줬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쳤다. 몰비드 모히또 대사가 그 예다”우민호 감독은 “원작이 권력의 시스템 자체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그 시스템에 속한 개인들의 치열한 대결에 집중했다”고 비교했다. “원작을 처음 보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모습이 섬뜩했다. 그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너무 거침없이 표현하는 게 무섭기도 하고 추악하기도 했다”권력자들의 부패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별장 파티 신에 대해서는 “원작에서 그대로 가져왔다”며 “저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바람도 전했다. 우 감독은 “흔히 권력자들이 부패한 뉴스를 접하고 환멸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이 영화가 거기에 일조하지 않길 바랐다. 우리나라의 문제이니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