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전자가 간암을 일으키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박윤용 교수와 미국 MD앤더슨병원 이주석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히포(HIPPO) 기능이 떨어지면 YAP/TAZ 유전자가 간암세포의 대사를 촉진하는 글루타민 이동체 SLC7A5/SLC38A1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글루타민 이동체가 증가되면 ‘mTOR’이라는 암 신호전달 통로가 활성화되는 기전을 함께 발견했다. 5년 생존율이 20-30% 수준에 불과한 간암은 효과적인 약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2003년 세포 증식을 막고 죽음을 촉진하는 히포 유전자가 암세포 생성을 억제하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정확한 작용 기전은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초파리에서 발견한 히포 유전자의 작용 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 쥐 실험을 진행했다.히포의 포유류 유전자인 MST1/2를 쥐에 인위적으로 투입해 간암이 생기게 한 다음 그 유전자를 분석해 MST1/2의 활성화 여부를 관찰했다.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 유전자 정보 데이터베이스(GEO)에 등록돼 있는 한국, 중국, 미국 간암 환자 455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MST1/2의 활성이 높은 362명의 간암 환자와 그렇지 않은 93명의 환자로 구분해 예후를 살폈다.연구 결과 MST1/2 활성이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통계학적 생존율이 높았다.이는 히포 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종양 발생을 억제하며 간암 생성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생성에 영향을 주는 히포 유전자와 암세포 대사의 조절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표적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간학회지 헤파톨로지(Hepatology)와 암학회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각각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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