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박선영(가명·40)씨는 2년 전 딸을 낳았을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졌고 건강까지 좋지 않은 고위험 임산부여서 하루하루를 살얼음판 걷듯 지냈지만 임신 34주차에 응급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아야 했다. 임산부들이 정상적으로 아이를 낳는 40주차보다 무려 한 달 반가량 이른 시점이었다. 의료진은 박씨의 불안한 몸 상태를 우려해 출산을 결정했지만, 그 이면에는 1자리 밖에 남지 않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을 확보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 숨어있었다. 딸아이는 두 달 동안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고 박씨 가족이 사비로 부담한 추가 의료비는 1000만원이 넘었다. 노산(老産)에 몸까지 약한 박씨에게 출산은 슬픈 기억으로 가득하다.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대학병원인데도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아이를 치료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 지금도 잔병치레가 잦은 두 돌 된 딸아이를 볼 때면 가슴이 저며온다.박씨는 “고령 임산부들은 아이를 일찍 낳을 위험이 높은데 출산 이후 신생아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비용 부담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잘 치료받을 수 있을지 마음 졸였던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다.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체중이 2.5킬로그램(㎏) 미만 고위험 신생아 출생률은 2010년 5%(2만3537명)에서 2014년 5.7%(2만4842명)로 매년 증가 추세다.보건복지부가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상 확충과 기본입원료 인상 등 후속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공급이 수요에 비해 태부족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상 수도 경기 160병상, 대구·경북 54병상, 광주·전남 40병상, 충북 33병상, 부산·경남·울산은 각각 8병상이 부족했다. ▣임신 중독증에 조산까지 산모·신생아 각종 질병에 노출늦게 아이를 가진 임신부들은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대표적인 질환인 임신 중독증은 임신부에게 고혈압, 단백뇨 같은 질환이 나타나며 태아에게는 발육부전, 조산 등이 생길 수 있다.위험 요인은 35세 이상 임신, 첫 임신, 쌍둥이 등 다태임신 등이 꼽힌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태반이 형성되면서 혈류 공급이 제한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원칙적인 해결은 분만이다.임신성 당뇨도 위험하다. 이 질환은 임신 중 처음으로 발견되는 당뇨병으로 임신성 고혈압과 난산, 조산, 제왕절개 증가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신생아에게도 저혈당, 저칼슘혈증, 황달 등의 대사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2-5% 수준으로 보고된다. 조산도 노산에 따른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다. 조산은 임신 37주차 이전에 아이를 낳는 것을 말한다. 산모는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태반에 영양 공급이 적거나 심한 운동, 자궁기형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태아는 임신 초기 유전자 자체의 결함으로 기형이 생기거나 쌍둥이 등 다태아를 임신할 경우 성장 조건이 나빠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임신부의 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이다. 조산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는 어머니 배속에서 덜 자란 상태로 세상에 나와 면역력이 약하다. 보통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 후에도 지속해서 여러 진료과를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산모와 신생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한신생아학회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이른둥이는 퇴원 후 외래진료 방문 횟수가 13일에 1번꼴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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