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로 남아있던 80번 환자가 결국 숨졌다.이에 따라 메르스 감염자 186명 중 숨진 환자는 38명으로 치사율이 20%를 넘어섰다.2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80번 환자(35)는 이날 오전 3시께 합병증 등으로 결국 숨을 거뒀다.감염전 악성림프종으로 투병중이던 이 환자는 지난 6월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72일 동안 메르스와 싸웠다. 암 투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메르스까지 걸리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환자를 치료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기저질환인 악성림프종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해당 질병이 진행해 경과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이 환자는 당초 지난달 1일 완치 판정을 받고 이틀 뒤 퇴원했지만 일주일 후 다시 바이러스가 나와 재입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의 경계 수준으로 판정됐다.국내 메르스사태는 첫 환자(68)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5월20일 시작됐다. 이 환자는 중동지역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지만 입국 당시 증상이 없어 별다른 관리를 받지 못했다.이후 입국 7일 만에 38도 이상 고열 등을 호소했는데 증상이 발현한 후에도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병의원 4곳을 돌아다녔다.초기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감염자는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보건당국의 잇단 오판과 허술한 공공의료체계, 병문안 문화 등 한국의 특수한 병원 문화가 맞물리며 연쇄 감염이 속출했다.그러면서 7월초까지 메르스에 186명이 감염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오명도 썼다.다만 신규 확진환자는 지난 7월4일 이후 나오지 않았고 정부는 격리자가 모두 해제되자 같은 달 28일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기도 했다.사망자는 38명으로 치사율 20.4%를 찍었다. 국내 의료 수준을 감안하면 10% 안팎에 머무룰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초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들이 잇따르며 치사율은 높아졌다.국내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는 사라졌지만 3명은 후유증으로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호흡과 혈압 등이 불안정한 환자는 없는 상태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치료중인 3명의 환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치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방역당국이 메르스 공식 종식을 선언할 지는 불투명하다. 감염병 종식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환자가 1명도 남지 않게 된 날로부터 28일(최대 잠복기 14일의 2배)이 지났을 때 선언할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다음달 23일 메르스 공식종식을 선언하게 된다.다만 이미 정부가 지난 7월 `사실상 종식`을 선언하고 WHO가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한 바 있어 공식 선언이 실익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종식에 대해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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