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우리당이 변화하고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감당할 각오가 돼 있다"며 "다른 이들보다 먼저 혁신을 주장해온 제가 더 큰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혁신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안 전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과 통합한 것도, 좀 더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박근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기에 결심한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야당의 처지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지금 제 결론은 바꿔야 산다는 것"이라며 "야당에 일대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야당정치의 전면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그는 특히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며 "좀더 깨끗한 정당, 좀더 합리적인 정당, 좀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우리사회 개혁의 청사진을 가진 정당, 개혁의 청사진을 실천할 능력이 있는 정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수권정당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의 요구와 초심을 잊지 않겠다"며 "뜻을 같이하는 분들, 맨손으로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갈 용기 있는 분들과 함께 혁신의 대장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그는 토론회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사실상 혁신전대를 거절한 데 대해서 "지금 현재 혁신안이 부족하다는 것은 문 대표도 인정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며 "혁신전대가 가장 근본적으로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라고 본다. 그에 대해 문 대표도 고민한 후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거듭 수용을 촉구했다.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것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먼저 당내에서 혁신전대를 통해 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당이 단합되면 대의가 있기 때문에 흔쾌히 그분(신당세력)들이 동참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다만 이 같은 혁신전대가 `당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지금까지 세번에 걸쳐 이뤄진 전당대회가 모두 1월달에 치러졌고 다 총선을 제대로 치루었다"며 "이번에도 저는 그게 분열적인 요소로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그는 "야당이 바로서야 결국은 정부여당에서 국민들을 바라보면서, 국민 눈치를 보면서 정치를 하게 될 것 아니겠느냐"며 "야당이 제대로 서기를 바라는 많은 분들의 열망을 담고 그 방안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이날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혁신토론회에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2보 전진해 싸우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지만, 한편으로 필요하다면 1보 후퇴해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유권자가 등을 돌리는지 겸허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교수는 "일정한 지배체제가 성립하면 고정관념과 오류, 착오가 생기고 누적되면서 몸통이 썩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를 겨냥, "정당이 수행해야 할 기본 의무와 책임을 지지 않고,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쓰는 행태를 두고 `우리가 잘할테니 같이 가자. 우리 목표는 이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정면 비판했다.그는 "유권자들은 지금까지의 모습을 토대로 믿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이것이 우리의 실수고 착오요, 잘못을 밝히고 극복하는 의지를 가지고 유권자에게 이해를 구해야 사람들 마음 속에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 교수는 이날 `진실과 화해 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활동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화해에 있고, 진실의 발현에 있다"며 "당을 이끌어온 분의 진실하고 뚜렷한 소명이 있어야 하며, 이것을 공개적으로, 누구나 원하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당원 중 `진실과 화해 파수꾼`을 뽑아 위원회를 관찰하고 당 지도부의 소명을 청취, 그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그는 "책임지는 행위를 통해 당이 단결하고 새롭게 나가자는데, 책임지는 게 정치적 자살인가"라며 "제1야당을 보면 현재의 기득권을 그냥 유지하려는 판단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과연 모험을 수반한 일을 하겠느냐 하는 점에 대해선 자신이 없지만 과거에 대한 소명과 고백, 진실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묶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 교수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제1야당의 패권적 지배가 가지고 온 부작용"이라며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그는 "우리의 상황은 위급하다"며 "신당을 용광로에 넣어 하나로 만드는 획기적 노력, 지혜,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토론회에 참석한 광주 시민들을 향해 "유권자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당에 조종되고 동원되던 주체에서 독립된 주체로 판단하는 자유인이 돼야 한다"며 "이것이 유권자가 할 수 있는 길이고 그를 통해 정치변동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