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J(64)씨는 최근 자신이 택시를 선택한 것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평소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성격에 전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후 택시업계에 뛰어들었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에 목줄까지 말라버린 상태다. J씨는 개인택시를 끌 수 있다는 희망에 택시회사서 3년간의 어려운 여건을 견뎌냈지만 지금은 그 때 그만뒀어야 했다고 자책하고 있다.#2. 택시기사 K(57)씨는 매번 집에 들어설 때마다 두려운 마음으로 우체통에 쳐다본다. 혹시나 단속카메라에 찍혀 벌금고지서가 날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K씨는 한 달 평균 20만원 이상을 벌금으로 내고 있다. 손님들이 자주 찾는 지역 중 상당 곳에 무인카메라가 있어 불법 주정차로 인한 벌금이 대부분이었다. 때론 손님의 요구에 과속을 하다 벌금을 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한 중소기업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뒤 택시를 시작한 K씨는 기회만 된다면 다른 일자리로 전향할 생각을 갖고 있다.대구의 택시기사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에 고사 직전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택시 수는 늘고 있지만 이와 달리 손님 수는 줄고 있어 손님을 태우기 위한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한 각종 벌금도 감안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29일 오전 6시20분께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로 동대구역고가교에는 택시들이 일렬로 동대구역네거리를 지나 동대구역 3번 출구 넘어서까지 주차돼 있었다. 30여분간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이 탑승하는 것을 지켜본 결과 이 시간동안 택시에 탑승한 승객은 총 5쌍에 불과했다.이곳에서 1시간을 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G(42)씨는 “그나마 이정도면 양호하다. 보통은 2시간이 넘게 차를 몰고 있어도 손님이 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님을 태워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1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막상 손님이 타면 가는 곳은 그다지 멀지 않기 때문”이라고 택시영업의 심각한 운영 실태를 털어놨다.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약령시 일대도 상황은 같았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대구 중구 삼덕동 공평로 인근에도 23대의 택시가 공평로 8길과 맞물리는 지점부터 일렬로 주차돼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20여분 동안 지켜본 결과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은 2차량에 지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옆으로 빠져 다른 곳으로 향하는 택시도 있었다.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국토교통위원회 김희국 의원(새누리당, 대구 중·남구)에게 제출한 ‘일반택시 실차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택시의 ‘시간실차율’ 평균은 26.4%, ‘거리실차율’은 평균 47.3%였다. 즉 택시기사 대부분이 하루근무시간의 75%, 하루 동안 달리는 거리의 절반(42.7%)을 손님 없이 홀로 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시로써도 택시운행에 특별한 대책을 아직까지 마련하지는 못했다”며 “택시 감차를 추진 중에 있지만 그것만이 뚜렷한 대책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업종에 있어서도 같은 업종이 한 지역에 계속해서 생겨나 제살깎이식이 되듯이 택시도 마찬가지”라며 “경쟁력이 없으면 다른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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