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3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예정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을까? 지난 11월 14일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대구지역 국회의원 선거관련 조사의 샘플은 1007명(남성 600명, 여성 407명)이었다. 그런데 응답자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가 41명, 30대가 41명인데 반해 40대는 104명, 50대는 266명, 60대 이상은 555명으로 60대 이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결국 20대나 30대의 샘플 1명은 60대 이상과 비교해 5명에서 10명의 응답율과 맞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연히 여론왜곡이 심각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지난 11월 19일 대구 동구갑 여론조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체 응답자 605명(남성 370명, 여성 235명) 중 20대 이하는 17명, 30대 32명, 40대 47명인데 반해 50대는 176명, 60대 이상은 333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각종 선거 때 마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여론조사를 두고 ‘과연 믿을 수 있나?’, ‘선거법상 여론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한 신뢰할만한 제도적 장치는 있는가?’ 등 여론조사에 의문을 갖는 유권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 기관과 표본수, 설문항목에 따라 출마예정자들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대구 동구갑의 경우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아직 출마의사를 밝히지도 않고 있는데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현직 국회의원인 권은희 의원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중·남구 경우도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도 않은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현 국회의원인 김희국 의원과 배영식 전 국회의원을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자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동구 갑 김모(49)씨는 “사실 정종섭 장관이 올 여기서 출마할 지 안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주민들이 지지했다는 자체가 의문이다”며 “단 한 번도 동구갑을 찾지 않은 사람이 현 국회의원을 앞섰다는 조사결과를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중·남구 주민 최모(52)씨는 “2차례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는데 한번은 중·남구가 아닌 달서구 출마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였다”며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 결과를 과연 믿어야 할까”라고 말했다.새누리당 김 의원 측은 “현재의 여론조사 방식은 폐기하거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여론조사를 굳이 해야 한다면 안심번호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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