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기업 육성정책이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기업 육성 등을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국책사업에 지역 기업참여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에도, 충분한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갖춘 지역기업이 실적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입찰참여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지역기업의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해당 지역 공기업이 원칙(기준)만을 앞세워 지역 기업의 지원에 소극적이거나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여론이다.9일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총 사업비 1200억원이 투입되는 대구지하철 1·2호선 승강장스크린도어(PSD) 설치공사를 발주, 현대로템과 현대엘리베이터가 수주했다.현대로템 등은 최근 공사 실행을 담당할 협력사 선정을 위해 적격업체 심사를 진행, B사와 S사, N사 등을 선정했다.현대로템 등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9일 전자 입찰을 실시, 협력사를 선정한다.그러나 적격 업체 심사때 심사기준(실적 유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찰자격을 얻지 못한 지역기업인 S사는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사업참여가 좌절됐다”며 반발하고 있다.S사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공사와 관련해 가공과 시공 능력을 모두 갖췄다. 다만 실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현대로템 측이 공사의 추천만 있으면 (실적이 없어도)입찰 자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S사는 공사 측에 이 같은 내용을 전하고 ‘추천’을 요청했으나 협조하지 않다고 밝혔다.S사는 “타 시·도(부산)의 경우 실적이 없는 업체라 할지라도 공사 참여 기회를 줘 지역 기업이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토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지역기업의 성장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등 지역 산업과 경제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공사측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일부 시·도의 경우 지역 SOC와 대규모 지원시설 건립·운영에 지역 기업이 반드시 참여토록 하는 특별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는 이들 시도와는) 상반되는 사례다”고 지적했다.S사의 경우 2012년 7월 대구시가 주관하는 스타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PSD 사업 경험이 풍부한 기술인력과 PSD 제작에 필요한 대규모 생산설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S사는 대구시의 PSD 공사계획 발표 이전부터 PSD를 신산업 분야로 선정,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대구시 스타기업지원 육성과제를 수행한 결과, PSD 시제품개발과 함께 특허 2건을 확득하고, 프랑스 알톰사의 Audit통과, LG CNS와 사우디아라비아 수고 리야드 PSD 공사 업무양해각서(MOU) 체결 등 PSD 제작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했다.또 국내 유일하게 국제안전기준인 SIL(안전무결성등급) 등급을 받은 ㈜앤알티와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안전한 PSD를 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지자체와 공사 등이 발주하는 대부분 공사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갖췄더라도 실적이 없으면 사업 참여가 어렵다. 처음부터 실적 조건을 무슨 수로 갖출 수 있나”라며 “발주처의 안일한 대응으로 신생기업의 설자리는 없어진다”고 지적했다.S사 최모 부사장은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1차 수주처의 협력사 선정에 입찰자격 조차 부여 받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발주처인 대구도시철도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입찰참여는 물론 본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역 업체를 적극 추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지하철의 모든 시설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실적이 없는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져야 하냐”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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