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같은 배우가 똑같은 장면을 연기하더라도 그날 감정, 컨디션에 따라 전혀 다른 공연이 탄생한다. 재공연에 새로운 배우가 투입이 되면, 전혀 다른 질감의 무대로 재탄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프랑켄슈타인’의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건형(38), ‘베르테르’의 타이틀롤 ‘베르테르’인 슈퍼주니어 규현(27), ‘벽을 뚫는 남자’의 ‘듀티율’ 유연석(31)이 공연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각자 건빅터·규베르테르·연티율로 불리며 이미 캐릭터를 만들어놓은 같은 역의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건빅터’ 박건형, 역시 감정 연기 베테랑 드라마·영화·무대를 넘나드는 박건형은 충실히 뮤지컬 경력을 쌓아왔다. ‘조로’의 조로, ‘헤드윅’의 헤드윅, ‘디셈버’의 지욱 등 감정선이 도드라지는 배역을 맡았다. 단조롭지 않다. 최근에는 평소 자신의 ‘댄디한’ 이미지와 먼 연극 ‘택시드리벌’의 덕배 역을 맡아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지난해 초연에서 프랑켄슈타인과 자크를 연기한 유준상이 이번에도 같은 역으로 합류했다. 미남 뮤지컬배우 전동석이 박건형과 함께 이 역에 새로 합류했다.
◇‘규베르테르’ 규현, 이미지와 목소리만으로도 규현은 이미 입지를 굳힌 ‘JYJ’ 김준수에 이어 아이돌 출신 차세대 뮤지컬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본인 역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슈퍼주니어 해외 활동과 MBC TV ‘라디오 스타’ 등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빠듯한 스케줄에도 꾸준히 뮤지컬 무대를 밟고 있다. ‘삼총사’(2010),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 ‘해를 품은 달’(2013) ‘그날들’(2014) ‘로빈훗’(2015) 등 장르도 골고루다. 이로 인해 또래에 비해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연티율’ 유연석, 연기와 음색이 고와서 유연석은 현명했다. 뮤지컬 데뷔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를 고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소설이 원작인 라이선스 뮤지컬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프랑켄슈타인’ 2016년 2월2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예술총감독 이종덕, 프로듀서 김희철, 연출 왕용범, 음악감독 이성준. 러닝타임 170분.‘베르테르’ 2016년 1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조광화, 극본 고선웅, 작곡 정민선, 음악감독·협력연출 구소영,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의상 디자이너 한정임.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포함)‘벽을 뚫는 남자’ 2016년 2월14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러닝타임 135분(인터미션 15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