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편집위원을 떠난 보낸 계간 ‘문학동네’가 2세대 편집위원들과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문학을 중심으로 하되, 문화 전반으로 의제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염현숙 문학동네 대표이사는 18일 오후 동교동 카페 꼼마 2페이지에서 열린 ‘2015년 문학동네 시상식’ 인사말에서 “출판사와 계간지의 거리를 두기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작가 신경숙 남편인 남진우를 비롯해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 등 1기 편집위원은 계간 문학동네 2015 겨울호를 끝으로 물러났다. 2기 편집위원인 강지희, 권희철, 신형철이 뒤를 잇는다. 눈에 띄는 건 정통 문학평론가들이 아닌 세 명이다. 30대 후반이거나, 갓 40대에 접어든 이들이다. 영화평론가 남다은(37), 문화평론가 문강형준(40), 음악형론가 김영대(38)가 새로 합류한다. 이들은 해당 분야에서 주류와 인디를 아우르는 동시에 이론과 현장에도 정통하다고 소문났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졸업한 남다은은 2004년 ‘제9회 씨네21 영화평론상’에 당선, 등단했다. 영화 전문 ‘씨네21’의 ‘전영객잔’ 등의 코너에서 고정 필자로 활동했다. 문강형준은 중앙대에서 영문학·독문학·사회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학위, 미국 위스콘신대(밀워키) 대학원 영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김영대는 워싱턴대에서 음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에서 한국 대중음악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하는 중이다.문학동네는 이들을 통해 문학을 포함한 문화 전반을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와 삶의 본질을 보다 총체적으로 성찰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려 한다는 설명이다. 문학의 위기가 크게 대두된 올해 창립 22주년을 맞이하는 문학동네는 쇄신 중이다. 지난달 강태형 전 대표가 물러나고 염 대표가 취임한 것을 비롯해 20여 년 동안 함께 문학동네를 만들어온 편집위원들의 세대교체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1기 편집위원인 문학평론가 신수정은 이날 ‘문학동네 를 떠나며’를 통해 “‘문학동네’를 세상에 내보낼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20여 년에 걸친 성원이 말해주는 바가 무엇인지 곰곰이 되새겨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문학동네는 ‘창비’와 ‘문학과사회’로 양분된 한국 문단의 오랜 역학관계를 깨고 신생 문학전문잡지의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알린 잡지로 평가 받는다. 기존 한국문학의 관행과 체제를 일부 깬 점 역시 인정 받고 있다. 문학계를 이끄는 굴지의 출판사들이 연이어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2일 창간 40주년을 맞은 문학과지성사는 5세대 편집 동인들이 내년 여름부터 계간 ‘문학과 사회’를 편집한다고 밝혔다. 동인 여섯명 모두 30대라는 점이 주목된다. 명실상부한 세대교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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