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대표로 상징되는 비박(非박근혜)계와 최경환 의원이 주도하는 친박(親박근혜)계의 힘겨루기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김 대표측과 최 의원측으로 나뉘어 ‘한지붕 두가족’ 총선을 치를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1일 새누리당에선 김 대표가 전날 비박계 위주의 현역 의원 50여명과 가진 만찬 회동을 놓고 여진이 이어졌다. 친박계가 “공천을 앞둔 시점에 당 대표 처신이 부적절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비박계 의원들은 진화에 나섰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에 나와 “(만찬엔) 굳이 계파가 없는 분들도 많이 오셨다”며 “서로 위로와 격려도 하고 경선과 총선에서 다들 열심히 잘 싸우자는 정도로 서로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계파와 계보를 불문하고 총선을 치르기 전에 밥 한그릇 먹고 각자 헤어져 자기 지역에서 열심히 해보자는 자리인데 당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런 모임이 악용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는 전혀 없다”고 친박계에 화살을 돌렸다.   참석했던 박민식 의원도 라디오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로서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해야 된다, 그것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런 다짐을 하면서 밥을 같이 먹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날 만찬은 비박계 위주로 현역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데다 미묘한 시기와 맞물려 김 대표가 세(勢)과시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달 중순이면 지역구 후보 선정을 위한 공천작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김 대표는 최근까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권력자’, ‘완장’ 등 강경한 언어를 쏟아내며 친박계와 날을 세웠다. 이는 총선 공천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김 대표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친박 인사들도 지지 않고 “물건 팔 생각을 하지 않는 장사꾼” 등 김 대표를 향해 거친 말을 던져댔다.  친박계 실세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당에 복귀한 뒤 활발히 영역을 넓히고 있어 긴장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최 의원은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도 총대를 메고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을 넘나들며 친박 후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지난달 30일 하춘수 예비후보(대구 북갑) 개소식에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면서 “지금 박 대통령이 발목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부러질 지경인데 대구·경북이라도 도와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진박 후보들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펴는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냐”며 박 대통령과 갈등하다 물러난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겨냥했다. 최 의원은 이날도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과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 장관(부산 기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2일 강석진(경남 산청·함양·거창) 예비후보,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등의 개소식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을 넘어 부산·경남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광폭 행보다. 비박계 의원들은 이런 최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김용태 의원은 “특정 계파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지해달라’호소하면 수도권에 있는 유권자들이 뭐라고 생각할 것이며 서울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은 뭐가 되냐. 특정 지역에서 득이 될지 모르지만 다른 지역에선 정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 의원께서 말씀을 걸러서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은 대구 시민이 판단해서 평가를 내릴 것”이라며 “누가 그 분들에 대해 평가 기준을 만들어서 대구 시민에게 강요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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