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이 한시대를 마감하고 대구를 떠나 경북당에서 새천년을 향해 용트림한다.경북도라는 이름이 붙은 지 120년 만이고, 1966년 산격동으로 이전한 지 50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돼 분리된 지 35년 만의 일이다.신청사가 들어선 안동·예천이 웅비의 도시로 탈바꿈한다.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이고, 예천은 곤충도시 활의 도시이다.경북도청이 이곳에서 300만 도민과 함께 천년의 역사를 새로쓴다.참으로 가슴벅찬 일이다.경북도는 동서 간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와 함께 ‘한반도 허리 경제권’ 시대를 열어간다는 장기 구상도 하고 있다. 신도시 조성에 따라 생산유발 효과 21조1799억원, 부가가치 효과는 7조7768억원에 이르고, 13만6000여 명을 고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도청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 혼을 함께 옮기는 것”이라며 “경북의 전 영역에 걸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도많고 탈도많았던 신도청 시대경북도가 신도청시대를 열면서 2027년까지 인구 10만명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생산유발 21조, 고용효과 13만여명이다.이제는‘신청사 시대’다.1992년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온갖 노력을 펼쳤으나 그동안 특별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제자리걸음만 하던 도청 이전 문제가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뚝심과 추진력이 밑거름이됐다.2006년 도지사 선거에서 그는 ‘도청이전 공약’을 내걸었다.김 지사는 “도청 이전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힌 문제였다. 정치적으로 계산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선거를 의식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밝히며 그 배경에는 도민들의 지지로 인해 이뤄낸 성과물이다. ▣웅장한 신도청경북도청 신청사 이전. 그렇다면 신청사는 어떤 모습일까.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을 빠져나와 10여 분을 달리면 청색기와 지붕으로 전통미를 한껏 살린 건축물이 우뚝 서 있다. 예로부터 길지(吉地)로 알려진 검무산(해발 331m) 아래 자리 잡은 경북도청 신청사 건물이다.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경계 지역에 들어선 신청사는 7층 높이에 팔작지붕 형태로 전통과 현대적 건축양식이 결합돼 세련미를 갖췄다. 신청사는 사업비 3875억원을 들여 용지 24만5000㎡, 건축 연면적 14만3000㎡ 규모로 건립됐다. 신청사는 목재 대신 콘크리트 건물에 한식 기와를 올린 외양만 한옥 건물이다. 전통 기와 65만장이 사용됐고 이 가운데 1만여 장에는 도민 이름이 새겨져 있다. 신청사가 들어선 곳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의 길지다. 뒤로는 검무산이 있고,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르는 이곳은 예로부터 전국 10승지에 들어가는 명당으로 꼽혔다. 조선 건국 당시 도읍으로도 검토됐던 자리다. ▣대구 더부살이 청산 새시대 연다경북도가 35년간의 대구 더부살이를 청산하고 이곳에 신도청 시대를 열었다.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던 경북도청 시대를 마감하고 대구를 떠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게 됐다. 경북도는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에서 분리된 이후 35년간 대구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도는 신청사를 중심으로 이 일대를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가량인 10.97㎢ 규모 신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2027년까지 3조원을 들여 행정·산업·문화·교육이 어우러진 인구 10만명의 자족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도는 3단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청 이전은 1단계(2010-2015년) 절차다. 도청 이전과 함께 현재 105개 기관이 신도시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30여 개 기관은 청사 신축 용지도 매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청사는 본청과 도의회, 주민복지관, 다목적 공연장 등 건물 4개로 이뤄져 있다. 모두 현대식 건물에 한옥 팔작지붕을 올려 전통미를 갖췄다. ▣신도청 주변 여건 풍족신청사 동쪽 부근에는 지난해 완공된 경북도교육청이 자리하고 있고, 서쪽에는 201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경북경찰청이 청사를 건립 중이있다. 신청사 서쪽에는 공무원 임대아파트 644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아파트 등 주택 1만가구가 공급된다. 신청사 옆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 학교 건물도 신축돼 다음달 개교를 앞두고 있다. 2단계(2016-2020년)는 3.43㎢ 터에 인구 4만4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과 상업시설, 종합병원, 테마파크 등이 건설된다. 3단계(2021-2027년) 때는 산업단지와 대학 등을 유치해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신도시는 전체 면적 중 30.7%가 공원으로 조성되는 생태복원형 기능도 갖췄다. 도는 신도시 주변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바이오·의료기기, IT 융합 신소재 등 첨단 미래 산업과 영화·공연 등의 콘텐츠 산업을 유치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인근 안동과 예천의 유교 선비문화 등 전통문화와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도 낸다. ▣신도청 시대 발전 방향은 지역발전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존의 대구, 포항, 구미 중심의 발전축에서 안동권이 추가돼 지역전체의 성장 동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가 행정수도가 세종시로 남하해 북위 36도 위치에서 나란히 만나게 된다. 그동안 남북 위주에서 동서 위주의 새로운 국토 발전축을 형성한다는 메리트가 있다. 경북도는 이에 관한 구상도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국가미래 농생명벨트, 바이오 융합산업벨트 등을 조성한다. 동서횡단 고속철도 등을 건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럴 경우 황동해와 황서해를 잇고, 수도권과 남부경제권을 연결하는 이른바 ‘한반도 황금허리 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주변 일대를 2027년까지 상주인구 10만명의 자급자족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부족한 도로망 구축을 위해 작년 5조 원에 이어 올해도  5조10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경북도는 “도청 신청사가 안동·예천 지역으로 옮겨가면 그동안 ‘육지 속 섬’으로 불려온 경북 북부 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이 촉진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도청 명당 중 명당신청사는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 중 명당이다. 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 장풍득수 지형이다. 통일신라 후기의 승려인 도선이 쓴 ‘도선비기’와 조선 중기 이후 민간에 널리 유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언서 ‘정감록’에도 기록될 만큼 탁월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 신청사 뒤쪽에는 검무산을 거느리고 있고, 앞쪽은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조건이 좋다. 중부고속도로 서안동·예천 나들목과 10분 거리에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현재 건설 중인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와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명당에 건립된 신청사는 2011년 10월 착공해 2015년 4월 준공했다. 24만5천㎡의 부지에 건축 연면적 14만3000㎡, 39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상 7층 지하 2층으로 건립됐다. 본청과 도의회, 주민복지관, 다목적공연장 등 4개의 건물을 담장 없이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것은 청사 곳곳에 전통미를 살린 시설물을 곳곳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명칭 역시 경북의 정체성과 혼을 고스란히 담았다. ▣신청사 본관 명친 안민관신청사 내부를 살펴보면 본관 명칭을 ‘안민관(安民館)’으로 정했다. ‘도민들에게 평안한 도정을 펼치겠다’는 신라 향가 안민가를 차용했다. 1층에는 북카페 ‘카페 문향’은 담소공간으로 꾸며졌다. 2층 영상회의실은 ‘회통실’로 불린다. 원효의 화쟁사상을 뒷받침하는 뜻을 담아 소통하며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다. 2층 간부회의실은 ‘원융실(크게 순환하며 화합한다는 의미)’, 4층 대강당은 ‘화백당(신라의 만장일치 제도로 ‘중지를 모으고 화합하는 주된 공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중앙휴게실은 삼강주막처럼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삼강쉼터’로 지었다. 도청 청사 입구의 솟을대문은 양반가의 대문을 형상화했고, ‘경북도민의 화합을 상징한다’는 뜻에서 ‘경화문’으로 불리게 된다. 청사 앞에 기둥 60개를 세워 지은 누각은 서원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의 멋을 살렸을 정도로 전통 건축미와 양식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켰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 청사에 사용하는 에너지의 30%는 태양광과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신청사 늘 푸른 공원청사 안팎은 공원처럼 조성했다. 나무 40만 그루를 심고 담장을 없앴다. 청사 앞 소나무 두 그루는 대구 산격동 청사에서 옮겨다 심었다. 이 나무들은 안동과 예천에서 자란 나무였는데, 대구 산격동 청사가 개청하면서 대구로 옮겨졌다. 도청 이전으로 인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러한 탓에 신청사는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7만 여명이 찾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 매달 2만 여명 방문하고 있다.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신청사를 찾았다. 이 때문에 상반기 방문객이 10만여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신청사를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세계기록유산인 유교책판 등 주변의 문화유산들과 연계해 관광코스로 개발한다. 김관용 경북는 “신청사는 아름다운 한옥 양식으로 지어 지금도 적잖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도청이전 추진일지△1981.7.1 = 대구가 광역시로 승격 도에서 분리, 이전 당위성 대두△1991.3 = 30년만에 부활한 지방선거서 도청이전 이슈로 등장△1992.7.13 = 경북도의회 도청이전특별위원회 구성(21명)△1992.12.10 = 도청이전기획단설치조례 제정△1994.3.29 = 도의회 도청소재지 후보지선정 용역 의뢰※ 용역결과 : 후보지 3곳(안동,구미,포항) 선정△1995.3.10 = 후보지선정 용역보고서에 대한 도의회 불신결의안 제출△1995.3.29 = 도의회 3곳 추가해 후보지 6곳(안동,구미,포항,영천,경주,의성) 선정△1995.5.3 = 후보지선정 수정안 의결, 집행부로 송부※도의회, 지역갈등 이유로 선정 못해 표류 △1998.6 = 6.4 지방선거로 이전 여론 재등장△1999.11.29 = 집행부, 도청소재지선정추진위원회 조례(안) 제출△1999.12.27 = 도의회 자치행정위 조례(안) 유보로 이전 논의 다시 중단△2006.5 = 5.31 지방선거서 도청이전 쟁점 부각△2006.7.1 = 김관용 도지사 취임, 도청이전 공약 추진△2007.3.2 = 도청이전 조례 공포△2007.4.24 = 도청이전추진위원회 출범△2007.5.22 = 도청이전 성공을 위한 협약 체결(도와 시·군, 의회)△2007.5.30 = 도청이전 연구용역 계약(국토연구원ㆍ대구경북연구원)△2007.9.13 = 도청이전자문위원회 구성△2008 1.28 = 도청입지 기준 주민설명회△2008.2.22 = 도청이전 후보지 입지기준 확정 △2008.3.28 = 도청이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공포(정부)△2008.4.18 = 도청이전 예정지 선정 위한 평가기준 확정△2008.5.15 = 도청이전 후보지 접수 마감(11곳 신청)△2008.5.23 = 평가 대상지 선정(11곳)△2008.6.4 = 83명으로 평가단 구성 및 평가 착수△2008.6.8 = 도청이전 예정지 안동ㆍ예천 결정 △2016.2월22일= 신도청 시대 개막황원식·김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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