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키정부는 담배를 피운 폐암환자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 법조계, 의약계 등 여러단체가 ‘흡연은 개인의 기호’라는 주장으로 반발을 하고 있지만, 흡연에 강경한 입장으로 유명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흡연의 자유는 없다. 국가가 범죄나 테러리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듯이 국민을 담배와 술, 마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고 있지 않다고 한다.담배는 1492년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때 원주민들이 피우는 것을 서구 사회에 알린 것이 최초이고 우리나라에는 1608년-1816년 사이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던 기호식품으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음식점, PC방 등 실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흡연권이 인정됐다. 하지만 담배에는 4800여종의 화학물질과 발암 및 발암 의심물질 69종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담배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일게 됐다.국내 흡연자들이 국가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흡연과 암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에 어려움을 겪어 대부분이 패소했다.이후 2014년 4월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나서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냈고, 현재 2016년 3월 4일에 ‘7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흡연에 대해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이 최초로 소송을 진행한 것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원의사를 표한 것 때문이다.가장 큰 쟁점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이다. 공단은 흡연과 폐암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고자 3484명에 대해 개별적으로 흡연력과 급여비 내역 등을 정리해서 제출했고, 소송규모를 정하고자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성이 높은 폐암중 소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 등 3개암 환자의 피해 사례를 집중 부각했다.흡연으로 인해 암발병률이 2.9-6.5배가 높고, 흡연으로 인해 매년 1조7000억원의 추가적인 진료비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된다.또한 담배회사들은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얻고 있지만,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의 경제적·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자기회사의 담배를 피웠는지 증명해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담배는 더 이상 개인의 기호식품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담배의 중독성이 마약보다 더 높다고 한다. 공단이 제기한 ‘담배소송’의 끝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소송과정 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흡연의 피해’에 관심을 가진다면 결론은 긍정적일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