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 정월대보름인 22일 대구 도심 곳곳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가 4·13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자들의 선거 유세장으로 변질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렸다.이날 오후 대구 북구 금호강 산격대교 하단 둔치와 동구 동호동 안심교 옆 둔치,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등 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진행됐다.각 지역의 총선 예비후보자들 역시 행사에 참여해 저마다 지역대표 일꾼임을 내세우며 표심공략에 나섰다.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인 행사장은 총선을 앞둔 예비후보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유세장이었던 셈이다.한 예비후보는 주민들의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고사상(告祀床) 바로 뒷 편에 서둘러 자리잡았고, 또다른 예비후보는 정성스레 소원을 적는 시민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명함을 돌리기에 바빴다.일부 예비후보들은 자신들의 선거유세를 위해 행사장으로 통로를 가로막다시피해 주민들의 불편함을 초래하기도했다.한 후보자의 명함을 받은 A(57)씨는 “다 선거 때문에 온 것”이라며 “선거 끝나면 보기 힘든 사람이니 지금 많이 봐야한다”고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서는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 행사가 현직 국회의원이 행사장에 10여분 가량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행사가 지연되기도 했다.하지만 해당 의원이 지각에도 불구하고 인사말까지 하러 무대에 올라서자, 곳곳에 있던 시민들이 “늦게 와서 뭐하는 짓이냐”, “그냥 내려가고 빨리 행사나 하자”고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다. 달집태우기를 기다리던 B(43·여)씨는 “저 사람 때문에 7000명이 기다리는 행사가 자꾸 늦어진다”며 빨리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소리쳤다.행사가 끝난 후 행사장 곳곳에는 버려진 예비후보자들의 명함이 쓰레기가 되어 나뒹굴었다.가족들과 함께 소원을 빌러 왔다는 한 시민은 “시민을 위한 행사를 국회의원들과 예비후보들이 표심을 얻기 위한 유세장으로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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