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양성옥 교수(62·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것에 대해 태평무 보유자 유력 후보였던 이현자(80) 태평무 전수조교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씨의 아들 최모씨는 26일 “문화재청의 조사위원 선정과 그 외 여러 부분의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듯해 이의 제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무용의 대모 김백봉 선생의 직계 제자로서 신무용 전승, 연구에 힘써온 양 교수가 태평무의 보유자로 인정된다면 태평무의 기능 또는 예능을 원형대로 체득·보존하고 그대로 실현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문화재청에 이의신청서를 보냈다는 최씨는 “‘태평무’ 보유자 인정조사에 참여한 조사위원들 중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및 보유자 인정 등의 조사, 심의에 관한 규정 제3장 조사운영’의 규정에 따라 제척 사유가 발견될 수 있음에도 조사위원으로 선정된 부분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전했다. “조사위원들 중 대다수가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로 구성됐으며 전통춤 전문가와 문화재(보유자, 전수조교)는 조사위원 선정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다. 또 “태평무 보유자 인정조사 실시 전에 조사위원 명단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됐고, 이는 공정한 조사의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었음에도 문화재청은 조사자의 교체 없이 인정조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춤을 재연한 것이다. 1988년 12월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명무 한성준(1874-1941)에 이어 태평무를 전승해온 강선영이 지난달 21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명예 보유자 공석 상태가 됐다. 태평무 보유자는 3년여 간 공석이었다. 강선영의 제자로는 이현자 태평무 전수조교, 이명자(74) 태평무 전수조교, 그리고 양 교수가 있다. 양 교수가 선배들을 제치고 보유자로 인정 받자 한편에서는 양 교수가 태평무뿐 아니라 신무용에 일가견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평생 춤에 매진해온 원로를 푸대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양 교수는 이달 1일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이의가 들어온 만큼 3월 초 이 안건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태평무 보유자가 양 교수로 확정되면 28년 만에 새로운 인간문화재가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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