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은 지난달 25일 영국 옵토스사의 광각안저촬영기 Optos California를 국내 허가와 함께 최초로 안과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옵토스사는 이 분야 특허로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번에 본원에 도입된 기종은 국내 최초로 주변부망막의 자가형광검사 및 형광안저혈관조영술, 인도사이아닌그린혈관조영술을 한 번에 가능케 한 모델이다.영남대병원 정태은 병원장은 “이번 Optos California 도입으로 대구·경북에 새로운 안과 시대를 열게 됐다”며 “이 기기를 통해 눈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빠른 쾌유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염된 환경, 각종 성인병 질환 “눈이 망가져가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빼빼로데이’로 알고 있는 11월 11일은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눈의 날(World Sight Day)’이기도 하다.WHO는 최근 실명과 시각장애 환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전 세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 날을 ‘눈(Eye)’의 날로 지정했다. 대한안과학회도 눈의 날을 맞아 지난해의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 안구건조증을 꼽았다.‘안구건조증’은 눈이 건조해지는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거나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안과 질환이다. 눈이 시리고 뻑뻑한 느낌, 이물감, 충혈,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현상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야기한다.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한 해 222만여명(2013년 기준)에 달하며,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환자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고 추산된다.디지털 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0년 동안 10대 청소년의 안구건조증 증가율은 195%, 30·40대는 207%로 급증했다.각종 성인병으로 인한 안과질환도 급증하고 있다.지난 2012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당뇨 망막변증 등 망막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빠르게 늘어 성인병 관리 및 정기적 안과검진을 통한 예방에 힘써줄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眼)의 날’을 맞아 눈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망막황반변성이나 당뇨 망막변증 등 망막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2007년 109만명에서 2011년 183만명으로 5년간 67.5% 증가했다. 연평균 13.8%씩 진료인원이 늘어났으며, 전체 눈 질환 진료인원 가운데 망막장애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5.1%에서 2011년 6.8%로 늘어났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망막질환은 워낙 다양하기에 한마디로 이유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모두 망막혈관에 영향을 미친다”며 “성인병 관리와 정기적 안과검진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남대병원 “새로운 안과 시대 열다”오염된 대기환경,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안과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영남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Optos California를 도입, 운영 중에 있어 안과질환 치료의 새로운 혁신이 기대된다.앞서 기존 안저촬영기는 시신경과 황반을 포함하는 중심 30-50도의 좁은 영역만 촬영이 가능하고 주변부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동공을 산동하고 환자에게 주변부 주시 협조를 구해야만 했지만, 광각안저촬영기를 이용하면 산동 없이도 180-200도에 가까운 화각으로 망막 전체를 짧은 시간에 촬영할 수 있다. 특히 망막검사 시에 산동에 따른 눈부심, 조절장애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주변부 병변을 검사하기 위한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진료 효율 극대화에도 도움이 된다. 산동을 통한 안저검사를 꺼리는 당뇨, 고혈압으로 인한 망막병증이 예상되는 환자나 주변부 망막변성을 가진 환자들에서 병변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Optos California 모델은 기존 광각안저촬영기보다 주변부 왜곡을 줄여 훨씬 자연스러운 영상을 제공하고 더 넓은 화각을 제공한다. 또한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뿐만 아니라 인도사이아닌그린혈관조영술까지 광각으로 촬영이 가능해짐으로써 다양한 황반부질환 및 혈관질환에서 망막전체의 맥락망막혈관 이상을 한 번에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병원 안과 사공민(41) 교수는 미국의 권위 있는 안과 병원 중 하나인 UCLA Doheny Eye Institute 에서 다양한 유리체망막 관련 이미징 연구에 참여해 왔고, 특히 최신 광각촬영기에 관련한 연구성과들을 안과 분야 세계 유명 학술지인 Ophthalmology에 게재했다. 사공민 교수는 “이번 Optos California 도입으로 임상적으로는 짧은 시간 동안 망막전체를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 가능해져 진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고, 학문적으로는 다양한 유리체망막질환들에서 전체 안저로부터의 맥락망막혈관 이상을 평가할 수 있게 돼 추가적인 병인을 밝히고 더 좋은 치료법을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앞으로 영남대병원 안과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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