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청년 실업, 패륜, 자살, 아동학대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사건으로 인해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체로서 부끄러움을 넘어 무력감마저 든다. 미디어와 늘 접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곤혹스러울 지경이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최근 통계 자료에 의하면, 실업률 증가폭, 자살률, 청소년 흡연율, 학습시간, 사교육비 지출 등에서 불명예스럽게도 우리나라가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국제학력평가 PISA의 통계 자료를 보면, 학력은 전체적으로 상위권에 속하지만, 상위 5% 이내에서는 중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청소년 행복지수는 가장 낮은 편이다. 공부를 잘하는 나라이면서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낮고, 청년 실업률은 12.5%까지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저출산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신입생수가 내년부터 2년 동안 10만명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돼 ‘인구절벽’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그렇다면 왜 이렇게 됐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교육 문제로 국한해 본다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양적 교육 성장에만 너무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먹고 살기 위해서, 남보다 더 출세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고자 앞만 보고 달려온, 경쟁과 학벌, 등수와 우등생, 남보다 한 발 앞선 교육을 지향했던 지나친 교육열로 대변하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가 말해 주고 있다.경쟁보다는 협동과 배려, 성적표는 있지만 등수는 없는, 우등생보다는 열등생에 관심과 사랑을, 낙오자 없이 함께하는 교육을 실천해온 핀란드로 눈을 돌려 보자.우리도 이제는 인재 육성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사회에서 생존할 수가 없다. 특히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자유학기제란 중학교에서 한 학기를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을 토론, 실험·실습,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강화와 함께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자유학기제는 단순한 진로체험이 전부가 아니다. 경쟁과 암기 위주의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능력을 신장하도록 교실수업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방식이다. 자유학기제 실시로 인해 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지난 3월에,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기사의 대국은 우리 사회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렸으며 그 결과가 앞으로 미래사회를 어떻게 준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도 도서관에서 미래사회에 사라질 직업을 구하고자 열심히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어른인 우리는 뭐라고 가르쳐야 할 것인가?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은 창의성과 바른 인성이다. 창의성과 바른 인성을 갖춘 융합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의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교육의 질적 성장에 몰입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그 출발점이다.교육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가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고, 그 중심에 우리 모두가 서 있다. ‘사람이 곧 미래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교육이 살아나야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국가의 미래가 밝다. 도래할 미래사회를 위해 이제는 팔을 걷어 부치고 새로운 방식의 인재 육성에 고민할 때이다. 협동과 배려, 소통과 나눔,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 인재 육성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은 시대적 숙명이기에 교육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