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전에 꼭 훈남 남친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동안 만날 방법이 없었어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에는 별로인 남자가 많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론칭 파티에 한 번 가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금방 남친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서울여대 재학생 이모(23)씨-모바일과 인터넷에 익숙한 청춘남녀에게 ‘중매’라는 단어는 사어(死語)가 된 지 오래다. 연애와 결혼, 사랑이라는 만국 공통어를 바탕으로 온라인상에서 ‘소셜 데이팅’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소셜 데이팅이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원하는 이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170여 업체가 성업 중이다. 시장 규모는 200억-500억원, 회원 수는 330만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국내 전체 앱 소셜 매출에서 비게임 분야 5, 6, 8위를 차지한 ‘정오의 데이트’ ‘이음’ ‘아만다’ 등이 대표적인 소셜데이팅 앱으로 꼽힌다. 외국의 경우 기업 가치가 무려 4조원에 이르는 미국 매치그룹(Match Group)의 ‘틴더’와 회원 1억8000여명을 보유한 중국의 ‘모모’가 대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셜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 연인으로 지내다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이 늘고 있다. 이음과 정오의 데이트를 통해 만나 결혼한 커플은 각각 112쌍, 163쌍에 달한다.요즘 대한민국 20·30대 청춘은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 미래까지 포기한 것이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의미에서 ‘N포 세대’라 불린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연애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정오의 데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3만8944명 중 절반 이상이 연애·결혼·출산 중 ‘연애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여성(58%)의 선택률이 남성(52%)보다 많았다.‘결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대답한 남녀 비율은 31%로 같았다. ‘자녀 출산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여성 11%, 남성 17%로 3가지 선택지 중 가장 적었다. ‘소개팅 앱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전체 응답자 1만6523명)에서는 대다수 여성이 ‘호기심에서’라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애인을 만들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그냥 호기심에서’(49%), ‘채팅·대화 친구를 찾고 싶어서’(26%), ‘애인을 만들고 싶어서’(16%), ‘가벼운 만남을 하고 싶어서’(7%), ‘결혼상대자를 찾고 싶어서’(3%) 등의 이유로 소개팅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애인을 만들고 싶어서’(29%), ‘그냥 호기심에서’(26%), ‘채팅·대화 친구를 찾고 싶어서’(23%), ‘가벼운 만남을 하고 싶어서’(19%), ‘결혼상대자를 찾고 싶어서’(3%) 등의 순이었다. ‘소개팅 어플을 통해 이성을 만나본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전체 응답자 3만6555)에서는 여성 응답자의 59%, 남성 응답자의 47%가 “만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만남 횟수는 여성이 ‘1-3명’(33%), ‘4-7명’(19%),’ 7명 이상’(7%) 순으로 많았다. 남성은 ‘1-3명’(39%), ‘4-7명’(5%), ‘7명 이상’(2%) 등으로 나타났다.이들을 대상으로 “앞으로도 만나볼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여성 48%, 남성 43%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만난 경험이 없지만 용기 내서 만나보겠다”고 말한 응답자도 여성 33%, 남성 47%에 달했다. 다만 소셜 데이팅 앱과 관련된 범죄 소식이 최근 잇달아 불거져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소셜 데이팅 앱 서비스를 이용한 남녀 500명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보면, 소개 상대방으로부터 ‘원치 않는 계속적인 연락’을 받은 경우가 2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란한 대화 및 성적 접촉 유도’(23.8%), ‘개인정보 유출’(16.0%), ‘금전 요청’(10.2%) 등의 순이었다.특히 일부 소셜 데이팅 앱은 본인 인증 절차가 없어 이용자가 피해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소비자원이 회원 수 상위 5개 소셜 데이팅 업체를 대상으로 본인 인증 여부를 조사한 결과, 3개 업체는 본인인증을 가입 단계에서 필수 절차로 채택하고 있으나 나머지 2개 업체는 필수가 아니거나 아예 인증 절차가 없었다.실제 이용자의 38.4%(192명)는 “타인에게 공개되는 자신의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허위 입력 정보로는 ‘외모’가 19.0%로 가장 많았으며 ‘직업’과 ‘성격 또는 취향’이 각각 15.4%, ‘학력’ 12.4%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들이 본인 인증 시스템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용자는 프로필 입력 시 개인정보를 비공개로 설정하고, 실제 이성을 만날 때는 공공장소를 이용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