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특유의 맑은 서정시로 사랑을 받아온 정호승(66) 시인의 시비가 그의 고향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천변에 세워졌다. 범어천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 온 정 시인이 어릴 적 문학의 꿈을 키웠던 곳이다. 지난 23일 범어천 생태공원에서 그의 대표시 ‘수선화에게’를 새긴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이 범어천을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범어천을 두고 “범어천은 내 어머니와 같다”며 “내 문학의 살과 뼈는 바로 이곳에서 형성됐다”고 말했다. 산문집 ‘우리가 어느 별에서’에서는 “나는 이 신천동에서 자연과 인간을 배우고 가난과 문학을 배웠다, 신천동은 나에게 시를 쓸 수 있는 모성적 자양분을 공급해준 유일한 곳이다”라고 표현, 범어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성구는 지난 7년간 총 220여억원을 들여 대구의 도심을 흐르는 범어천의 강바닥을 정비하고 범어천 전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이 된 ‘수성들’ 등을 비롯해 문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소를 기려 ‘시문학벨트’를 구성했다. 이상화 시비가 있는 수성못 시문학거리와 이곳 범어천 시인의 길을 연계, 시문학 로드로 관광벨트화한다. 인접한 김광석 거리와도 연결점을 이어 대구 대표 인문학 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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