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슴에 품고 산 이름 석자, 이 세상에 남기고 한(恨)을 풀다!4일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 지하 1층에는 ‘김만용 박수년 홀’ 이라는 새로운 현판이 걸렸다. 이는 지난 3월 7일 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이사장 이성로)에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6·25 때 전사한 남편 김만용 이름으로 기부한 박수년 어르신의 고귀한 뜻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박수년 어르신은 장학재단에 거금을 기탁하시면서 아주 소박한 소망 하나를 말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6·25전쟁에 참전한 것이 영원한 이별이 돼버린 남편 김만용, 그 이름 석자를 남겨 달라는 것이었다.수성구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공공기관의 시설물에 인명을 딴 기념공간을 만드는 것은 아주 드문 일로서 수성구청 36년 역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수성구청과 장학재단은 두 분의 숭고한 삶과 아름다운 용기를 널리 알려 사회의 귀감이 되도록 범어도서관에 두 분의 이름을 딴 기념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3월 24일 문화재단 이사회에서 지하 1층에 있는 종전의 시청각실을 ‘김만용 박수년 홀’로 만들 것을 결정했다.시청각실은 140석 규모로서 명사들의 강연을 비롯한 영화 상영 등 주민들의 이용이 가장 많은 곳으로 박수년 어르신의 아름다운 사연을 알리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장학재단에서는 작은 것 하나부터 박수년 어르신의 마음을 담으려고 애썼다. 시청각실의 주 출입구 위에 현판을 걸고 옆에는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판에 대한 안내문을 만들었다.기념 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현판은 한글 서예가로 유명한 ‘혜정 류영희’에게 박수년 님의 사연을 전해 친필을 직접 받아와 전문 디자인 업체에 디자인과 제작을 맡기고, 현판 안내문도 현판 글씨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주변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현판의 글씨는 영원히 변치 않는 황금색으로 정해 박수년 님의 고귀한 뜻을 우리 모두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아울러 다가올 어버이날을 맞아 장학재단이사장은 박수년 어르신께 한복을,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안상규 이사를 비롯한 장학재단의 임원들도 고마운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특히, 수성구는 박수년 어르신이 연로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한 달에 2번 정기적인 방문간호 서비스를 실시하는 한편, 4월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 한방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수시로 어르신께 안부전화를 드리고 장학재단 직원들도 어르신을 찾아가 불편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말벗도 해드리고 있다.  행사를 앞두고 미리 ‘김만용 박수년 홀’을 둘러본 박수년 어르신은 “오랜 세월 고단하고 힘들게 살았으나 이제는 여한이 없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지난 3월 장학금 기탁식 때 찍은 사진과 여러 언론보도자료 등을 종합해 만든 앨범을 전달하자 박수년 어르신은 “이게 내가?”라며 어린아이처럼 천진스런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게 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박수년 님의 가슴에 맺힌 한(恨)을 이렇게나마 풀어드릴 수 있어 기쁘고 대한민국이 있고 수성구청과 장학재단이 없어지지 않는 한 ‘김만용 박수년 홀’은 영원히 그 이름을 빛낼 것이다”며 “인자수성(仁者壽城)의 참 모습을 일깨워준 두 분의 숭고한 삶과 아름다운 용기는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가슴에 살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로 장학재단 이사장도 “박수년 어르신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고 우리 지역의 장학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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